현대인은 어떤 현상을 판단할 때 수치화하고 계획화해 접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교회의 사역과 가치를 판단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사역으로 몇 명의 성도가 늘었는지만 집중하곤 합니다. 사역을 운영하는 방법만 따로 따와 교회 부흥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이들도 있습니다.
저자가 담임 목회한 완도성광교회에서 6년 가까이 부교역자로서 평신도 사역에 동참했습니다. 책에도 담겨있듯 우리 교회의 평신도 사역에는 숫자 이상의 무언가가 있습니다. 완도성광교회는 성경적 정신에 입각해 오랜 시간 평신도 사역을 ‘삶으로 살아낸 공동체’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삶으로 살아낸 공동체’는 단순히 담임 목회자가 짜놓은 사역 프레임에 맞춰 성도들이 기계적으로 따랐다는 뜻이 아닙니다. 담임 목회자와 성도가 평신도 사역에 관해 토론한 후 함께 도출한 사역의 실제를 교회 안팎에서 고군분투하며 직접 실천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이 책을 읽으면서 기대하고 주목해야 할 것은 앞서 이야기한 수치나 방법론이 아닙니다. 담임 목회자인 정우겸 목사를 비롯한 교회 공동체 구성원이 추구해온 가치에 공감하며 이렇게 살아보기로 결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흔히들 우리가 살아가는 우주는 다차원으로 구성돼 있다고 합니다. 2차원에서 볼 수 없는 영역을 3차원에 있는 존재는 볼 수 있습니다. 3차원의 존재는 알 수 없는 영역이라도 4차원에 있는 존재는 이를 인지할 수 있습니다. 각 차원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연결돼 하나의 우주를 구성합니다.
평신도 사역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신도 사역은 오늘날 갑자기 등장한 전혀 새로운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원래부터 성경이 전하는 교회의 정체성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지요. 평신도 사역이라는 차원에서 들어가 교회 공동체를 바라본다면 기존의 시각에서는 볼 수 없던 전혀 새로운 국면과 성령의 역사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한국교회로 보내는 새로운 차원으로의 초대장과도 같습니다. 바라기는 한국교회 여러 성도가 이 초대에 응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