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쿠팡이츠 ‘수수료’ 신경전에 싸늘한 반응

입력 2024-09-26 02:13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최근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중심으로 ‘이중가격제’가 확산하면서 배달앱에 대한 민심이 나빠지자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책정된 현행 수수료율을 고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선공을 펼친 쪽은 쿠팡이츠다. 쿠팡이츠는 지난 24일 자사 뉴스룸에 “쿠팡이츠는 무료배달에 따른 고객부담 배달비를 업주와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소비자들로부터 따로 배달비를 받지 않는 대신, 업주들에게 라이더 배달비를 부담하게 한다는 비판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쿠팡이츠 제공

쿠팡이츠는 “쿠팡이츠는 기존 수수료를 동결하고 방문 포장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며 “반면 타사는 요금제 변경, 포장수수료 유료화, 중개 수수료 인상 및 고객배달비 업주 부담 등으로 무료배달에 따른 비용을 외식업주와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때 쿠팡이츠는 경쟁업체를 언급하면서 배민의 시그니처인 민트색을 사용했다.

배민은 쿠팡이츠가 왜곡된 수치를 가져다썼다고 반발했다. 배민은 25일 입장문을 내고 “무료배달 혜택 관련, 타사와 동일한 자체배달 상품인 배민배달의 경우 현재 경쟁사와 동일하게 고객배달팁을 당사에서 부담하고 있다”며 “업주가 부담하는 중개이용료는 9.8%, 업주부담 배달비는 2900원(서울 기준)으로 모두 경쟁사와 동일하다”고 밝혔다.

배달의민족 제공

배민은 강경 대응도 시사했다. 배민은 “경쟁사에는 없는 가게배달의 경우 고객배달팁을 업주가 직접 설정한다. 당사는 현재 가게배달 업주가 무료배달을 선택할 경우 배달비를 건당 2000원씩 지원하고 있다”며 “왜곡된 자료로 여론을 호도하는 데 유감이다. 이 같은 주장을 지속할 경우 법적 대응도 적극 검토할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양사의 신경전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싸늘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장모(26)씨는 “두 회사가 싸우는 동안 이미 외식물가는 올라버렸다. 배달비가 너무 올라서 음식을 시켜먹기가 무섭다. 다투기보다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작 두 회사 모두 중개 수수료 인하와 관련해서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주재하는 ‘배달 플랫폼-입점 업체 상생 협의체’ 출범 두 달이 지났지만 뚜렷한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크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수준으로 책정된 수수료율이 문제의 핵심이다. 전향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오는 27일 배민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예정이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