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인기 덕분에 요식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출연자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TV 앞에 있던 시청자들을 식당 안까지 불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대표 예약 어플리케이션 ‘캐치테이블’에는 흑백요리사 출연자들의 식당만을 모은 코너가 따로 등장했다. 앱 초기화면 상단에서 바로 볼 수 있는 ‘화면 넘어 맛보는 흑백요리사’ 배너를 클릭하면 식당 리스트와 지도가 등장한다. 네이버도 흑백요리사 속 셰프 식당 100여곳의 목록을 네이버 지도에 공개했다고 이날 밝혔다. 일부 식당은 예약을 시작한 지 1분 만에 매진되거나 이미 이달 모든 예약이 마감된 상태다.
전날 공개된 8화 예고편 중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편의점 재료들로 요리 대전을 펼치는 모습이 화제다. CU 관계자는 “점포제작 등 제작지원과 및 협찬을 해 다음 주에 우리 상품을 이용해 콘텐츠를 진행한다”며 “상품 및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장기적으로는 수익 증진까지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넷플릭스 등 방송플랫폼뿐 아니라 식품업계는 ‘스타 셰프’와의 협업으로 화제성·미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최근 캐치테이블은 맛집 평가서 ‘블루리본 서베이’와 함께 미식 행사 ‘블루리본 위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인 여경래를 포함, 장보원, 장명식, 강민철 셰프 등 걸출한 셰프들이 참여한다.
최근 주목받는 신진 레스토랑과 오랜 역사를 지닌 레스토랑의 콜라보로 이뤄지는 이번 행사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실력자 셰프 ‘흑수저’와 명실상부 스타 셰프 ‘백수저’의 선의의 대결과도 닮았다.
올해는 편의점 업계 역시 스타 셰프와의 협업으로 뜨거웠다. CU는 새해 첫 상품으로 박이추 커피 명장, 여경옥 중식 셰프 등 각 분야 전문가와 협업한 신상품 출시했다. GS25는 지난 6월 중식명장 이연복 셰프와 간편식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세븐일레븐은 일식 전문가 정호영 셰프, 연남동 푸하하크림빵의 임훈 셰프와 손을 잡고 차별화 상품을 선보였다.
식품업계는 셰프 등 전문가들과 협업을 계속해서 늘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셰프와의 콜라보는 상품 인지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되고 노하우 접목 역량도 키워준다”면서 “전문가들은 본인 상품 판매에 전국적인 유통망 활용할 수 있어 양측이 상생 중”이라고 말했다.
흑백요리사는 이달 3주차 TV-OTT 통합 비드라마 화제성 1위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고 ‘냉장고를 부탁해’와 같은 옛 요리 예능 프로그램도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면서 유통가에는 음식 예능 인기가 식당 방문이나 식품 소비 등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당분간 쏟아질 전망이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