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선 전도하는 것보다 신앙을 삶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

입력 2024-09-26 03:04

“복음은 강요가 아닌 초대다. 특히 일터에서는 더 그렇다.”

미국 바키대학원대학교 이사장 윌리 카티우가(사진)는 일터 사역의 세계적 선구자이자 30여년간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시니어 디렉터로 활동했다.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카티우가 이사장은 일터 사역에 대한 철학과 한국교회를 향한 조언을 쏟아냈다.

카티우가 이사장은 복음은 강요하는 것이 아닌 초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대방의 의지를 존중하고 먼저 신뢰를 쌓아 복음 전도의 토양을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일터에서 이런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일터에서는 전도하는 것 자체보다 신앙을 삶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에서의 경험을 예로 들며 자신이 실천한 방법으로 ‘용서 쿠폰’을 소개했다. 당시 그는 직원들에게 매일 490번의 용서 기회를 부여했다. 70번씩 7번 용서하라는 성경 구절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한 이 실천은 복음을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한 방식이었다. 그는 “모든 신앙인이 일터에서 각자 상황에 맞게 성경적 가치를 실현한다면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카티우가 이사장은 많은 교회가 미전도(Unreached) 종족 선교에 관심을 보이지만 직장 내 ‘비활성화된(Unactivated)’ 크리스천에게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고 했다. “만약 1600명 직원을 고용한 크리스천 CEO가 있다면 그는 자신이 대형교회 목회자처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1600명 직원의 가족까지 포함하면 5000명 이상의 사람이 그가 내리는 결정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설교자는 30분간 복음을 전하지만, 경영자는 일주일에 최소 40시간 이상 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이런 영향은 비단 CEO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신우회 활동도 일터 사역의 중요한 부분으로 언급했다. 그는 “신우회는 단순히 크리스천 끼리 모여 예배하는 자리가 아니라 직장 내 동료들과의 관계 형성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기회의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