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상에서 적발된 마약류 판매·광고가 최근 5년간 6만여건에 달했지만 실제 수사 의뢰로 이어지는 비율은 0.0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마약류 유통 정보를 온라인상에서 삭제·차단하는 데도 최장 3개월여가 소요됐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마약류 온라인 판매·광고 적발 건수는 2020년 1월~2024년 8월 6만3519건에 달했다. 하지만 이 중 실제 수사 의뢰로 이어진 사례는 45건(0.07%)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약류 등의 유통이 온라인상에서 버젓이 이뤄지고 있지만 적발하더라도 실제 수사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필로폰, 코카인 같은 마약류는 지난 8월 기준 판매·광고 적발 건수가 813건으로, 2021년 적발 건수(18건)보다 45.2배 늘었다. 암페타민, 케타민 등 향정신성의약품 적발 건수는 2020년(2107건) 대비 12.5배 늘어난 2만6392건으로 집계됐다. 대마류 적발 건수는 2020년(1293건)에 비해 4.6배 늘어난 5910건이었다.
이 같은 마약류 등은 온라인상에서 조회 차단이 이뤄지는 데 최장 3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시정 요구’를 한 뒤 실제 차단·삭제까지 걸리는 기간은 마약류의 경우 평균 99일이었다. 불법 유통 의약품은 차단과 삭제까지 평균 43일이 걸렸다.
온라인 환경에서 마약 등의 유통 정보가 적발돼 방심위로부터 ‘차단 및 삭제 등의 시정 요구’를 받은 사례는 최근 5년간 4만2038건에 달했다. 방심위가 ‘마약류관리법 위반’을 이유로 ‘시정 요구’ 조치를 내린 SNS 업체는 X(옛 트위터)가 전체 적발 건수의 97.4%인 4만934건을 차지했다. 페이스북 723건, 인스타그램 189건, 구글(유튜브 등) 139건, 국내 포털(네이버·카카오) 53건이 뒤를 이었다.
김 의원은 “SNS에 확산한 마약 유통 게시물은 단기간 많은 사람에게 공유·전파되는 파급력이 커서 신속한 차단이 중요하다”며 “온라인 마약 유통에 대한 식약처와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협조와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