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6일 열리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이 임박했지만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 단일후보를 내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 역대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 진영의 후보가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양측 진영이 모두 단일후보를 내세우지 못하면서 후보 난립으로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안갯속 선거’가 펼쳐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들은 26∼27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완료해야 한다. 24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후보 등록자는 최소 9명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진보 진영 내 단일화 기구인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 추진위원회’는 강신만 전 전교조 부위원장,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 등 3명의 경선 후보 중 한 명을 후보로 낼 계획이다. 유력 후보였던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은 경선에서 탈락했다.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는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방현석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 조기숙 전 이화여대 교수, 최보선 전 서울시 교육의원 등 4명에 달한다. 방 교수는 새 단일화 기구를 제안했지만 시간이 촉박해 단일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진보 진영에서만 후보 5명이 선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보수 진영도 단일화 작업에 난항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보수 측 단일화 기구인 ‘서울시교육감 중도우파후보 단일화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 경선은 지난 23일 무산됐다. 3명의 경선 후보 중 유력 후보인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을 제외한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과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가 “통대위 단일화 여론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25일 예정된 최종 결과 발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대신 안 전 회장과 홍 교수는 통대위가 아닌 보수 진영 단일화 제2기구인 ‘서울보수교육감 후보 단일화 선정위원회(선정위)’에는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선정위에서 진행한 보수 후보 ‘공개 오디션’에는 두 후보와 김영배 성결대 교수가 참석했다. 조 전 의원 측은 “통대위의 단일화 결과를 부정하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단일화 기구가 난립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는 다음 달 11~12일 사전투표에 이어 16일 본투표가 이뤄진다. 교육계 안팎에선 정책 선거보다 ‘논란이 덜한 후보’를 가려내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곽 전 교육감은 과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을 받고 당선 무효가 된 후 선거 보전금 31억여원을 미반납했지만 이번 보궐선거에 뛰어들었다가 경선에서 탈락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인지도가 아무리 높아도 논란이 있던 사람이 단일후보가 될 경우 당선 가능성이 낮다”며 “양쪽 모두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고 사분오열한다면 정권 심판론에 따라 진보 진영의 표 결집이 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