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사역 통해 다음세대 회복시키려면 부모부터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워져야”

입력 2024-09-25 03:04
최근 방한한 크리스 셜리 미국 사우스웨스턴침례신학교 교수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가정에서 제자 사역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회가 부모를 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교회 교세가 하락했고 특히 젊은이와 자녀를 둔 가정의 교회 출석률이 떨어졌어요. 이를 통해 미국교회가 확인한 것은 크리스천 부모들이 가정에서 복음으로 자녀를 키워낼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사실입니다.”

크리스 셜리 미국 사우스웨스턴침례신학교 교수는 한국교회뿐 아니라 미국교회도 고민하는 ‘다음세대 복음화 저조’에 대한 처방으로 ‘가정’의 역할을 십분 강조했다. 팬데믹 이후 중·소형 교회학교를 중심으로 큰 타격을 받은 한국교회에도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최근 방한한 셜리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다음세대를 가정 안에서 제자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셜리 교수는 “다음세대를 회복하려면 부모부터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워져야 한다. 교회는 부모들이 가정 안에서 자녀를 제자화할 수 있도록 전방위 지원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셜리 교수는 전 세계를 ‘셧다운’시킨 팬데믹을 경험한 뒤 미국교회도 가정에서 자녀를 복음화하는 가정 사역에 주목하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교회는 복음주의권 중심으로 15년 전부터 가정 사역이 퍼지기 시작했어요.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다 보니 가정 사역의 필요성이 더욱 제기됐죠. 가정 사역의 핵심은 먼저 교회가 부모를 대상으로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세워진 부모는 가정에서 자녀를 그리스도의 제자로 훈련해야 합니다.”

셜리 교수가 교육학장으로 몸담고 있는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사우스웨스턴침례신학교는 가족 중심의 사역을 위한 커리큘럼과 학제를 재구성했으며 이를 위한 토론과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가족 사역을 위한 정의는 이렇다. ‘가정을 튼튼하게 하고 가정과 교회, 전 세계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을 수 있도록 준비시키기 위해, 하나님께서 부르시고 성령의 은사를 받은 지역 교회의 모든 제자가 함께 섬기는 것’.

셜리 교수는 크리스천 부모들이 가정에서 제자 삼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회가 가정사역 프로그램을 제공·훈련·교육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가족에 대한 성경적 개념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족은 하나님께 속한 것으로 하나님만이 유일한 예배의 대상”이라며 “가족은 하나님의 선물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선물(가정)을 하나님께 돌려드리고 하나님이 다스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대 가정의 구성원들이 워낙 바쁘다 보니 부모와 자녀가 함께 시간을 보내기 힘든 상황”이라며 “교회에서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좋을 것 같다. 프로그램을 돌리는 개념보다 교회에서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훈련하는 장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가정 내에서 효과적인 제자 사역이 이뤄지려면 결국 가족 구성원의 헌신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그는 “평소 가족들이 서로 필요로 하는 것(니즈)에 세심하게 반응하며 섬겨야 한다”고 했다.

가정에서 이뤄지는 제자사역과 관련, 셜리 교수는 초대교회 모델을 꼽았다. 그는 “신약에 등장하는 초대교회를 보면 전도·가르침(말씀선포)·교제·사역·예배 등 5가지 과정을 통해 제자화가 이뤄지는 패턴을 보인다”면서 “이런 실천이 교회와 가정에서 실제로 적용된다면 자녀를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