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향토기업 고려아연을 지킵시다”… 주식 갖기 운동 전개

입력 2024-09-25 01:52

울산 각계각층에서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한 주식 갖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국제라이온스협회, 중소기업융합울산연합회 등 6개 단체는 24일 울산시청에서 고려아연 지키기 주식 갖기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고려아연의 위기는 울산의 안정적인 일자리뿐 아니라 수소·이차전지 소재 등 울산의 미래 먹거리산업 확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사모펀드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를 반대했다.

지난 23일에도 2개 문화예술단체, 50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울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3개 사회복지단체가 잇따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캠페인 동참을 호소했다. 20일에는 지역 6개 경영인 단체가 1인 1주식 매입을 선언하기도 했다.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은 지난 16일 시작됐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16일 성명문과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2000년대 초반 SK를 지켜냈듯이 울산시민 모두의 힘으로 향토기업 고려아연을 지켜내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이를 위해서 가장 앞줄에 서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19일 주식 매수를 인증하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20일에는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과 이순걸 울주군수가 각각 두 번째와 세 번째 주식 매수를 알렸다. 이어 울산상공회의소 회장단, 울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진보당 울산시당 등 지역 정·재계 인사들도 고려아연 인수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주식 매수에 참여했다.

지난 50년 가까이 울산과 함께 해 온 향토기업인 고려아연은 국내 1위 비철금속 제련업체다. 울주군 온산 제련소에는 정직원 2000여명과 협력업체를 포함하면 4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은 지난 13일 영풍과 사모펀드(PEF)운용사 MBK 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최대 주주가 되기 위해 최대 14.6%의 지분을 공개매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고려아연은 1949년 영풍그룹의 공동설립자인 고 장병희, 최기호 창업주가 1974년 설립하면서 고려아연은 최씨 가문이, 영풍그룹은 장씨 가문이 경영을 맡아왔다. 2019년 3세대인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 대표이사에 오른 뒤 이차전지 소재 등을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갈등이 불거졌다. 양 측의 고려아연 지분은 32% 내외로 비슷하다.

MBK는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이 그동안 울산광역시에 약속했던 고용과 투자를 중단없이 계속해 추진할 것”이라며 “지역사회를 위한 ESG 노력 또한 강화될 것”이라며 울산과의 동행을 강조하고 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