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BO리그 프로야구가 이번 주를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어느 정도 가려지고 있는 가운데 몇몇 구단은 선수의 개인 신기록을 위한 타순 조정에 들어갔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KIA 타이거즈는 3년 차 ‘슈퍼스타’ 김도영의 40홈런·40도루를 위해 기존 3번에서 1번으로 타순을 앞당겨 배치했다. 타석에 서는 횟수를 최대한 늘려주기 위해서다. 수비 부담을 덜어주려고 지명타자로 출전시키는 배려도 했다.
지난 23일 광주 KIA 홈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 결과, 김도영 1번 배치는 일단 성공처럼 보인다. 김도영은 네 번 타석에 들어서 3타수 3안타(1홈런) 1볼넷을 거뒀다. 도루도 1개 곁들이며 시즌 38홈런·40도루를 작성했다. 홈런 2개만 더하면 한국 선수 최초의 40-40클럽을 달성한다. KBO리그에선 NC 다이노스에서 뛴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가 2015년 유일하게 40-40(47홈런·40도루)의 문을 열었다.
앞으로 타격 균형 유지가 관건이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홈런을 의식하는 큰 스윙이 나올 수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도 50-50을 앞두고 삼진 아니면 홈런을 치는 식의 타격을 했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외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 타순을 4번에서 2번으로 끌어올렸다. 레이예스는 외국인 선수 최초로 200안타에 도전 중이다. 다만 아직 상향 조정의 효과를 크게 보진 못하고 있다. 2번으로 나선 최근 2경기에서 7타수 2안타에 그쳤다.
올 시즌 레이예스는 138경기에서 193안타를 뽑아냈다. 2014년 넥센 시절 리그 최초로 서건창(현 KIA)이 세운 201안타에 근접해 있다. 현재 페이스론 201~202안타가 가능하다. 레이예스가 200안타 고지를 점령하면 역대 두 번째이자 외국인 최초 기록 달성이다.
타순 변경으로 가장 이득 본 팀은 두산 베어스다. 두산은 지난해와 올 시즌 초반 몇 번의 실험을 거쳐 2번이었던 조수행을 9번 타순에 놓는 결단을 내렸다. 하위부터 상위타순으로 발 빠른 타자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배치하며 ‘발야구팀’으로 변모했다.
프로 8년 차에 실력을 꽃피운 조수행은 24일 경기 전까지 63도루(도루 부문 1위)를 찍었다. 1번 정수빈은 51도루(2위)를 기록 중이다. 리그 사상 처음 동일 팀 동반 50도루를 달성했다. 종전 최대 기록은 동반 40도루(1997년 OB, 2015년 NC)였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