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5000명, 무릎 꿇게 한 회개 기도
이날 오전 ‘성령님이 함께하심’을 주제로 강의가 열린 컨벤시아센터 메인홀은 난데없는 ‘눈물바다’ 현장으로 변했다. 브라질에서 파송돼 남편과 함께 이탈리아 로마에서 사역하는 사라 브로엘 선교사의 메시지가 5000여명 참석자들을 울렸기 때문이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3차 로잔대회에서 저는 한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아프리카 형제자매를 브라질 소그룹에 초대해 우리 민족이 수세기에 걸쳐 이들에게 행한 납치와 노예제도, 우리 민족의 잔혹함과 인종차별에 대해 용서를 구한 일이었습니다.” 그의 허심탄회한 고백에 현장 참석자들은 하나둘 무릎을 꿇기 시작했고 통회 자복하며 회개 기도를 드렸다.
브로엘 선교사는 “오늘날 우리 기독교인은 ‘하나님의 신부’이면서도 세속주의와 냉소주의에 빠져 있고, 교만과 부패로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며 “200여개국에서 모인 우리가 개인적·민족적 회개에 임할 때 부흥의 걸림돌이 제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사역은 남반구 교회가 복음을 전해준 북반구 교회(유럽)에 다시 역으로 복음을 전하는 ‘글로벌 사우스 운동’의 대표적 사례다. 그는 “영국 기독교가 쇠퇴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만연해 있지만 남반구 지도자로서 ‘우리는 북미 선교사의 열매’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오늘날 이 자리에 모인 참석자 중 대부분이 북반구 교회의 열매다. 하나님께서는 선교지를 선교의 동력으로 바꾸며 일하고 계신다”고 했다.
이외에도 화 융 말레이시아감리교회 명예감독과 크와베나 아사모아 기아두 가나감리교회 목사는 각각 글로벌 사우스 운동의 중심축인 말레이시아와 가나에서 경험한 성령의 역사하심을 공유했다.
1500여명 몰린 일터 사역
대회 오후엔 일터 사역 부문과 25개 이슈로 토론하는 ‘갭스(Gaps) 모임’ 등이 진행됐다. 특히 일터 사역 분야에는 현장 참가자 5000명 중 30%에 해당한 1500여명이 몰렸다. 주최 측의 배려로 참가자들은 직업군에 따라 234개 소그룹으로 흩어져 모였다.
미국의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에서 신우회를 설립한 미미 챈씨가 강사로 나섰다. 그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회사에서 일하면서도 동료들에게 복음을 전한 적이 없었던 것을 고백했다. 챈씨는 “두려움, 그리고 신앙과 직업의 분리감 때문에 복음을 전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기독교인들이 일터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도록 부르셨다는 소명감을 확인하고 동료들에게 다가갔다”고 전했다.
세계 복음화 ‘촉매제’ 로잔대회 되길
마이클 오 국제로잔 총재는 이날 현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회 개최에 협력한 한국교회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오 총재는 “로잔대회는 겸손 우정 파트너십 소망 등의 정신을 바탕으로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높이는 것에만 집중한다”며 “이 대회를 통해 전 세계 교회가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다음세대 그룹이 일터 사역에 관심을 크게 가지는 상황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4차 로잔대회 공동대회장 이재훈 온누리교회 목사는 “한국교회는 선교 역사가 140여년밖에 되지 않음에도 복음의 씨앗을 뿌린 선교사들의 희생으로 세워졌다. 이들이 삶으로 복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선교사들이 자신의 삶으로 헌신한 것처럼 이번 대회가 세계 복음화를 위한 촉매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인천=글·사진 김아영 손동준 조승현 박윤서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