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대책 10개국 결연아동 서울에 모여… 푸른 꿈·희망 향해 ‘뭉쳐서 찬다’

입력 2024-09-25 03:07

국제구호개발 NGO 희망친구 기아대책(회장 최창남)은 다음달 8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장충체육관과 서울월드컵보조경기장에서 결연아동 축구대회 ‘2024 호프컵(HOPE CUP)’을 개최한다.

세계 결연아동 ‘뭉쳐서 찬다’

‘우리의 희망은 현실이 된다’를 주제로 한 이번 행사엔 10개국 160명의 아동 선수들이 한국에 모인다. 호프컵 참가국은 한국을 비롯해 과테말라 에콰도르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탄자니아 부르키나파소 잠비아 스리랑카 미얀마 베트남 등 10개국이다. A조에는 브루키나파소 에콰도르 미얀마 남아공 베트남이, B조에는 잠비아 과테말라 한국 탄자니아 스리랑카가 배정됐다. 해외 각국의 참가 아동들은 모두 기아대책과 결연이 돼 있다.

각국 선수단은 26일 한국에 입국한다. 대회 일정은 다음달 8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조별 예선전이 치러진다. 결승전 및 시상식은 12일 진행된다. 축구대회에 더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테마파크를 비롯해 경복궁, 수영장 등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지역 탐방과 결연아동과 후원자 간의 만남 등도 준비돼 있다. 후원기업 행사도 열린다. 아동들이 기업의 사옥을 투어하고 임직원들이 직접 나와 인솔하며 함께 식사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축구 통해 꿈·희망 심는 기회로

기아대책이 주최하는 결연아동 축구대회 ‘2024 호프컵’에 참가하는 대한민국 유나이티드(Utd.) 선수들이 지난 5월 24일 발대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아대책 제공

올해 호프컵의 응원곡도 관심을 모은다. 가수인 윤도현 홍보대사가 2009년 윤도현밴드(YB)를 통해 발매한 앨범의 수록곡인 ‘물고기와 자전거’를 직접 개사해 제작했다. 윤 홍보대사는 “단순한 나눔을 넘어 아이들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좋은 계기”라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한 작은 관심으로 아이들의 미래에 놀라운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많은 분이 동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수인 호프컵 대회장은 24일 “호프컵에 참가하는 아이들이 축구라는 도전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꿈을 키워나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국가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아대책 호프컵 개최는 2016년부터 2년마다 이어져왔다. 2016년 9월 1일부터 12일까지 페루 브라질 케냐 우간다 말라위 등 10개국 140명의 아동들이 참가했다. 2018년에는 8월 31일부터 9월 18일까지 10개국 150명의 아동들이 참가해 대회를 치렀다. 두 대회 모두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인 안정환 씨가 대회장을 맡았다.

당시 개회식에선 각 나라 선수단 올스타전을 비롯해 참가국 아동들이 준비해 온 특별 전통공연 및 축하공연 등도 펼쳐졌다. 특히 개회식 중간에 결연아동들이 후원자들을 위해 CCM 음악인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한국어로 불렀고, 참석자들도 함께 따라부르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3번째 대회, 사전 열기 후끈

필드 훈련을 준비하고 있는 대한민국 Utd. 선수들. 기아대책 제공

이후 호프컵은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잠시 중단됐다가 올해 3번째 대회를 맞이하게 됐다. 대회 참가자들의 관심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케이팝’의 영향으로 호프컵은 물론 한국을 방문해 문화 탐방을 소망하는 이들이 많다. 미얀마에서 참가하는 에스더(29·여)씨는 “평소 케이팝을 즐겨 들었고 샤이니의 민호를 매우 좋아한다”면서 “이번 호프컵을 통해 한국을 방문한다는 생각에 매우 설레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문사진(44) 선교사도 남다른 포부를 품고 있다. 문 선교사는 이번 대회에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민 선수들을 이끌고 대회에 참가한다. 그는 이주민들이 많이 사는 충북 청주에서 사역을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스포츠 수업을 하면서 축구팀을 결성하게 됐다. 이번 대회에 이 팀은 한국 대표팀으로 참가하게 됐고 문 선교사는 감독 자격으로 들어왔다.

그는 “한국에는 이주민들이 많이 들어와 있지만 소외된 이들이 많다. 수도권에 비해 지방들이 더욱 그렇다”면서 “이 아이들이 축구를 통해 한국 학생들과 어울리고 문화를 접하고 팀으로 하나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나아가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자랑스러운 고국의 국가 대표선수가 나오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대책은 1989년부터 35년간 전 세계 공동체와 아동 자립을 위한 다양한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 11월부터는 공동체 자립을 더욱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아동 중심 지역사회 변화(Child Focused Community Transformation, CFCT) 사업 모델을 새롭게 도입·적용하고 있다. 이 사업은 후원자가 아프리카를 비롯한 개발도상국 아동과 일대일 결연을 맺어 정기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현재 기아대책은 30개국 4만5000여 명의 아동을 결연 후원으로 통합 지원하고 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