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여,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Let the Church Declare and Display Christ Together).’
전 세계 복음주의권 올림픽이자 최대 선교 행사인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가 22일 개막했다. 인천 송도 컨벤시아센터에 모인 200여개국 5000명의 참석자들은 로잔대회의 주제 문구가 대형 스크린에 뜨자 환호와 박수로 개막식 포문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한국 워십팀 아이자야씩스티원이 CCM ‘아이 스피크 지저스(I Speak Jesus)’를 부르자 함께 손을 들고 찬양했다. 한국인으로 구성된 ‘유나이티드 합창단’은 국악기와 오케스트라를 활용한 무대를 선보이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4차 로잔대회는 140년 남짓한 기독교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에서 세계 선교의 새로운 청사진과 이정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한국 기독교의 기념비적 사건이자 세계 기독교 역사의 한 획을 긋는 모임이 될 전망이다.
4차 로잔대회 공동대회장 이재훈 온누리교회 목사는 “1910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세계선교대회가 열렸을 때 새뮤얼 모펫 박사가 당시 한국에서 일어난 평양대부흥을 보고하면서 한국이 영적 강국이 될 것을 선포했다”며 “한국을 향한 그의 소망과 사랑의 실현이 4차 로잔대회 개최로 이어졌다. 초연결·다중심적 시대에 복음주의권이 어떻게 주님의 대위임령을 이뤄내야 할지 나누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클 오 국제로잔 총재는 “왜 우리가 여기 모였는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그리고 겸손하게 참여해 세계 복음화 전략을 모색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분명한 말과 행동으로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고 말하면서 “한국교회가 성장한 것은 행함이 있었기 때문이며 그 배경엔 선교사들의 복음 전파와 병원·학교를 통한 섬김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로잔대회는 복음주의권 거장 빌리 그레이엄 목사와 존 스토트 목사를 주축으로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처음 열렸다. 제2차 마닐라대회(1989년)와 제3차 케이프타운대회(2010년)를 거쳐 지난 50년간 전 세계 복음주의 운동 발전에 기폭제 역할을 해왔다. 이번 대회에는 200여개국 목회자 선교사 기업가 정치인 NGO활동가 등 5000명이 현장에 참석했다. 1차 대회 2700여명, 2차 대회 3000명, 3차 대회 4700명을 훌쩍 뛰어넘는 역대급 규모다.
희년을 맞은 4차 로잔대회는 로잔운동의 역사를 돌아본다. 이어 국제·사회·문화적으로 급변하는 세태 가운데 세계 기독교 선교의 확산을 위해 노력한 결과를 공유하는 한편 미래 선교전략을 모색한다.
‘문서 운동’으로도 불리는 로잔대회에서는 3개의 문서(서울선언문, 대위임령 성취를 위한 보고서, 협력과 행동을 위한 느헤미야 선언)가 발표된다. 서울선언문은 21세기 현 상황에서 대위임령(마 28:18~19) 과업의 수행에 필요한 4가지 핵심 주제(복음주의 해석학, 인간의 의미, 기독교 신앙과 기술에 관한 신학적 성찰, 제자도)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28일까지 이어지는 대회는 사도행전을 주제로 한 강해와 소그룹 토의(850개), 주제강의가 이뤄진다. 이슈 네트워크와 일터 사역, 12개 지역별 모임과 함께 25개 이슈트랙 그룹 토의도 예정돼 있다.
미국에서 온 스티븐 탕(67) 프렌즈오브그레이스 CEO는 “전 세계에서 모인 참석자들과 서로의 사역에 대해 나누고 교류할 수 있어 즐겁고 앞으로의 일정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4차 로잔대회를 앞두고 한국 기독교 단체들이 연합해 마련한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프리 로잔 컨설테이션’ 행사도 열렸다. 지난 20일 40개국에서 방한한 130여명은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 임진각 등 한반도 전쟁과 분단의 상처가 남아있는 장소들을 방문해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북한 땅을 바라보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천·파주=글·사진 김아영 조승현 손동준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