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종생 목사)가 설립 100주년을 맞아 에큐메니컬(교회 일치와 연합) 감사예배를 드리고 교회들 간 하나됨의 가치를 되새겼다. 또 상처 입은 이웃을 보듬고 위로하는 한편 세계교회와 함께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방안을 모색했다.
22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김주용 목사)에서 열린 에큐메니컬 감사예배는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염원하며 일치를 다짐하는 자리였다. 에큐메니컬 예배의 모체가 되는 ‘리마예식’에 따라 순서를 구성했으며 전 세계 에큐메니컬 지도자들과 김영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부총회장, 전상건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장만희 구세군한국군국 사령관 등 회원 교단 대표들이 참석했다.
설교를 맡은 장 사령관은 “우리 안에 서로 다른 교단과 교회와 단체들이 함께 모여서 서로의 다름을 지혜로 삼아 아름다운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어 감사하다”면서 “서로의 차이와 다름을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한 분이신 하나님을 예배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세상의 상처를 싸매고 보듬자”고 권면했다.
에큐메니컬 연합예배의 하이라이트는 현대사의 굴곡에서 NCCK와 인연을 맺은 이들로 구성된 ‘100인 합창단’의 찬양이었다. 류형선 광양시립창작국악단 예술감독이 작사·작곡한 NCCK 100주년 기념합창곡 ‘모든 아픔이 나의 통증이 되어’가 처음 공개됐다. 예배에서는 모든 참석자들이 둥글게 모여 손에 손을 맞잡고 ‘한몸 기도’를 드리면서 서로를 향한 사랑과 평화를 향한 열망을 고백했다. 23일에는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반도 에큐메니컬 포럼(EFK)도 이어진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제리 필레이 세계교회협의회(WCC) 총무를 비롯한 WCC 대표단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과 희생자 추모공간인 중구 ‘별들의 집’을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정민 이태원참사유가족모임 운영위원장은 “사건 직후부터 NCCK를 비롯한 종교시민단체들이 우리와 연대해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종교의 역할은 약자와 함께하는 것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준 NCCK와 바쁜 일정 중에 관심을 보여준 WCC 대표단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20~21일에는 서울 강북구 한신대 신대원 등에서 NCCK와 국제 에큐메니컬 지도자들이 한반도 평화 방안을 모색하는 국제 콘퍼런스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한반도 갈등 해소를 위해 그리스도인들이 화해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
필레이 총무는 “NCCK는 일본의 식민지배부터 냉전, 군부정권,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코로나19 팬데믹 등 역사적 사건마다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평화와 정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1984년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전 세계교회가 한반도 평화통일을 돕는다고 협약한 ‘도잔소 프로세스’를 언급하면서 “지금처럼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소통이 끊기는 등 어려운 시기일수록 도잔소 프로세스의 정신과 희망을 되새기자”고 강조했다.
박용미 김동규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