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지혜의 열매

입력 2024-09-23 03:10

‘아시타비(我是他非·나는 옳고 남은 틀렸다)’는 사자성어의 신조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유행어가 이곳저곳에 사용되는 것을 봤습니다. 저 역시 목회 현장에서 고개가 끄덕여지는 신조어입니다. 고령화 사회로 시골에는 독거노인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교회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동네에 젊은 사람이 드문드문 오다 보니 이웃에서는 도움의 손길을 바라는 기대가 커집니다. 성도님의 자녀가 왔을 때 일입니다. 차량을 운행하며 성도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들·딸 교회에 데려오세요”라고 하면 “자식이 맘대로 되나요”라는 답변이 들려옵니다.

지혜는 보화로 얻을 수 있는 그 어떤 물질적 이익보다도 더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혜와 분별력을 모두 잘 간직하여 시야에서 떠나지 않도록 하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포로 이후 예루살렘에서 공동체의 예배가 다시 회복된 것을 생각할 때에 꿈만 같았던 것이 현실에서 이뤄졌다고 고백합니다. 그들은 성전 뜰에서 기쁨이 넘쳤던 사실을 회상하면서, 이방인은 그 사건에 대해 두려워했고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변화를 가져다주신 분임이 틀림없다는 고백을 듣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그 사건을 증거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찬양을 드렸습니다. 그들의 경험은 과거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기적적인 구원 행위와 일치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백성의 공동체는 하나님께서 구원해 주실 것이라는 소망을 두고 그들을 회복시켜 달라는 기도를 드립니다. 역사의 주님께서 그런 일을 하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은 주님께서 보여주신 행적에 의해 입증된 것입니다. 포로기 이후 이스라엘 공동체에는 좌절과 어려움이 계속됐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변화를 가져다주실 것이요, 수고와 좌절의 눈물은 결국 공동체를 위한 축복된 수확을 가져다줄 것이라 믿게 됩니다. 초대교회도 선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 일을 신실하게 완성시키실 것이라는 확신을 하고 고난으로부터 눈을 돌려 영광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야고보는 구약 그리고 지혜자들의 표현을 빌려 자칭 지혜를 소유한 자의 특성을 기술합니다. 참된 지혜의 가치를 돋보이도록 거짓 지혜를 제시해 대조합니다. 거짓 지혜는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교회의 통일성을 깨뜨리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파벌을 갈라놓는 자들로 낙인찍습니다. 그러한 행위는 하나님의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특징들을 지닌 지혜에 집착하는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세상적이고 정욕적이며, 그리스도의 사역을 깎아내림으로 마귀의 사역을 하고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지혜로운 교사는 숭고하고 거룩하고 은혜롭고 인간적이며 순전하고 화평을 이룹니다.

예수의 결정적인 가르침은 실천으로 옮겨져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떤 나무가 진짜 좋은 나무인지는 그 열매를 보고 알 수 있습니다. 원수 사랑에 대한 예수의 명령은 겉으로 선함을 가장한 모든 것들의 위선과 피상성, 자기 기만성을 드러냅니다. 유일하게 선한 것은 내면의 깊은 곳에서 나온 것뿐입니다. 지식이 넘쳐나는 세상의 기준은 자기 자신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위해 십자가 헌신의 사랑을 기준점으로 두시고 끝내 이루셨습니다.

금은실 봉화교회 목사

◇봉화교회는 경북 봉화군에 있으며, 한국기독교장로회에 소속된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