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20일(현지시간) 한·체코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대통령실은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확고한 토대가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과 피알라 총리는 내년이면 양국의 외교관계 수립 35주년이자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이함에 따라 오는 2027년까지 6대 핵심 분야(정치·경제·과학·문화·국제관계)에서 협력 수준을 심화하는 행동계획을 함께 세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피알라 총리는 정상회담에 앞서 공업도시 플젠을 찾아 발전용 터빈 생산기업인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했다. 원전 전(全) 주기 협력 협약식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체코 원전 수주를 통해 원전 생태계 전 주기에 걸쳐 협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양국은 협약식을 통해 원전 설계와 운영, 핵연료, 방폐물 관리 등 원전 생태계를 구성하는 주요 부문에서 13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인 한수원이 최종 계약을 체결하면 두산스코다파워에서 생산한 터빈을 체코 신규 원전에서 사용하는 협약도 성사됐다. 두 정상은 터빈에 장착되는 블레이드(회전날개)에 함께 서명하며 지속적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체코 정부와 원전을 넘어 무역·투자, 첨단산업, 교통 등에 걸친 ‘포괄적 경제협력 프레임 워크’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체코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원전 분야의 협력 모멘텀을 산업 전반으로 살려 나가야 한다. 양국 정부 간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해 산업 전반의 포괄적 협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공급망·에너지 대화’(SCED)를 통해 주요 협력 사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유럽 심장부에 위치한 체코가 총 970㎞ 길이의 고속철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것과 관련해 “한국 고속철도는 ‘Fast and Safe’(빠르고 안전한)라는 명성을 쌓아 온 만큼, 체코 고속철도 건설과 운영에 한국 기업들이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프라하=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