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일자리 창출·투자촉진 전망… 韓은 내수 숨통 기대

입력 2024-09-20 00:14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발표된 1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부동산중개업체 입간판에 만기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표시돼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6개월 만에 금리를 내리면서 미국 내 대출자들의 부담 및 신용위험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위험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는 한때 코로나19 이후 가장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의 금리 인하 기대도 덩달아 높아지면서 고금리로 인한 부담이 컸던 국내 소비와 투자 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연준의 ‘빅컷’ 단행 이후 미국 내에선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활성화를 촉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RSM 미국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 브루수엘라스를 인용해 “이것(빅컷)이 모든 미국인의 물질적 복지를 향상시킬 것”이라며 “연준은 지난 3년간 매우 공격적인 정책을 펼쳤지만 팬데믹 이후 경제에서 금리를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루스벨트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매도위츠도 “금리 인하가 중산층에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소비자들은 금리 인하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모기지), 자동차 구매 대출, 신용카드 대출 등에서 이자 감소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하로 대출이자 부담이 줄어든 기업은 그만큼 추가 고용을 하거나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금리 결정 이후 대폭적인 금리 인하가 계속될 것으로 가정하지 말라고 언급하면서 향후 고용 및 물가 지표에 따라 금리 인하 흐름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은 이날 올해 0.50% 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해 국내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에선 그간 고금리가 내수 부진의 주요 배경으로 언급된 만큼 향후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수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아, 이제 고금리 시대는 끝났구나’라는 심리적 안정감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소비·투자에 반영되는 것은 시차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며 “‘빅컷’ 기대감이 일부 선반영되면서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리 인하로 부동산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 가계부채 증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주택시장이 과열되거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경우 추가 관리 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김윤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