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이어 캐나다도 유학생 줄인다

입력 2024-09-20 01:13
쥐스탱 트뤼도 총리. AP연합뉴스

캐나다가 내년도 유학생 정원을 올해 대비 10%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CBC방송에 따르면 마크 밀러 캐나다 이민장관은 유학생 비자 발급 건수가 내년과 2026년에 각각 43만7000건에 그칠 것이라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해 50만건에 비해 12.6%, 올해 48만5000건보다 9.9% 적은 수치다.

캐나다 정부는 일부 유학생과 외국인노동자 배우자에 대한 취업허가 규제를 강화하고, 불법체류자를 막기 위해 여행비자 발급 전 검사도 철저히 할 계획이다. 유학생 등 임시 체류자들이 차지하는 비율도 올해 4월 기준 6.8%에서 5%까지 낮추기로 했다. 밀러 장관은 “캐나다에 오는 것은 특권이지 권리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는 최근 몇 년간 이민·유학생을 대거 받아들면서 급격하게 인구가 늘었다. 지난해 6월 40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3월 4100만명을 돌파했다. 인구 급증에 따른 주택·일자리 부족과 생활비 급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고, 이민에 관대했던 캐나다 사회에서 반이민 정서도 커지기 시작했다. 이민 문호를 확대해 온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집권 자유당도 지지율 급락과 선거 패배를 겪으며 정책 방향을 선회할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달 호주 정부도 내년에 새로 등록하는 유학생 수를 27만명으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호주가 유학생 수 상한제를 도입하는 이유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너무 많은 유학생이 들어오면서 주택 부족과 불법 근로자 문제 등이 심각해지고 있어서다. 현재 호주에 거주 중인 유학생 수는 70만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다만 이민자와 유학생들이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은 잘못된 진단이라는 반박도 나온다. 앳킨슨재단 소속 경제학자인 아르민 얄니잔은 로이터통신에 “더 많은 이민자 없이 우리는 경제적으로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