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운수 노조인 ‘팀스터스’가 이번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경합지인 러스트벨트(북동부 공업지대)에서 노조의 지지가 절실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팀스터스는 조합원만 130만명에 달한다.
션 오브라이언 팀스터스 위원장은 18일(현지시간) 발표한 이사회 결정 성명에서 “불행히도 두 주요 후보 모두 노동자의 이익을 항상 대기업보다 우선시하겠다는 진지한 약속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팀스터스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약 30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결정은 지난 16일 해리스가 팀스터스 집행부와 비공개로 만난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대형 노조가 민주·공화 양당 후보 모두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결과적으로는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브라이언 위원장은 그동안 트럼프에 대해 우호적인 발언을 해 왔다. 트럼프도 오브라이언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 초대하고 공화당 전당대회에 연사로 세우는 등 공을 들여왔다. 오브라이언이 친트럼프 입장을 유지하면서 팀스터스 내부에서 집안싸움이 일기도 했다. 노동계에선 노조위원장이 친공화당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해리스는 전미자동차노조(UAW) 등 여러 노조의 지지를 확보했지만, 규모가 큰 팀스터스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팀스터스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자투표에서도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응답(59.6%)이 해리스 지지(34%)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