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사는 북이스라엘 선지자입니다. 그는 북이스라엘의 타락에도 불구하고 회개하고 돌아오기를 기다리시는 하나님의 조건 없는 은혜를 보여줍니다. 수넴 여인이 나옵니다. 엘리사를 정성스럽게 대접했던 이였습니다. 그 섬김에 감사했던 엘리사는 여인의 필요를 채워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여인은 부족한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어떤 대가를 바라고 섬긴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여인의 사양에도 불구하고 엘리사는 보답하기를 원했습니다. 마침내 그 가정에 아들이 없다는 것을 알고 1년 후 아들을 안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여인은 자신에게 헛된 소망을 갖게 하지 말라고 답합니다. 그러나 엘리사의 예언대로 여인은 아들을 낳았습니다.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종을 대접한 그녀는 놀라운 축복으로 보상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그 아들은 자라나 어느 날 두통을 호소하더니 어머니 무릎에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기적적으로 얻은 아들이 갑자기 죽었으니 이 여인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이런 기가 막힌 상황에서 여인은 매우 특별한 행동을 합니다. 선지자를 위해 마련한 방에 아들을 눕혀 놓고 엘리사를 찾아가려 합니다. 이를 위해 남편에게 사환과 나귀 한 마리를 부탁합니다.
무슨 일로 선지자를 방문하려 하느냐는 남편 질문에 여인은 ‘평안’이라고만 말합니다. 이 ‘평안’은 아이에 관한 일이 잘 해결되리라는 확신을 담은 믿음의 고백입니다. 즉 하나님의 선지자인 엘리사가 반드시 아들을 살릴 것이라는 확신입니다. 이후 아이의 죽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엘리사는 자신을 향해 급히 달려오는 여인을 멀리서 보게 됐습니다.
이를 의아하게 생각한 엘리사는 시종 게하시를 먼저 보냈습니다. 이 마중은 갑작스럽게 자신을 찾은 데 대한 염려와 배려였습니다. 가족의 안부를 묻는 게하시의 인사에 여인은 ‘평안하다’고 답했습니다. 그 말에는 아들이 다시 살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있었을 것입니다.
마침내 엘리사를 만난 여인은 그동안의 평정심을 잃고 땅에 엎드려 엘리사의 발을 붙잡았습니다. 참았던 슬픔과 괴로움이 터져 나온 것입니다. 또 도움을 구하는 간절한 심정을 나타냅니다. 아들의 죽음을 알리고 엘리사에게 구원을 요청하는 간절한 호소였습니다. 여인의 말을 듣고 엘리사는 아이를 찾아왔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구하는 엘리사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은 아이를 살려주셨습니다. 죽었던 아들이 살아났다는 소식을 들은 여인의 기쁨이 어떠했을까요. 재앙에도 평정을 잃지 않고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했던 이 여인은 그 믿음에 대한 응답을 받았습니다.
본문 8장에서 이 여인은 다시 등장합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을 경건하게 섬긴 사람들을 특별한 은혜로 돌봐 주셨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수넴 여인에게 이루어진 일들은 하나님께서 사소한 일까지도 모두 주관하시고 그분께 순종하는 백성들을 돌보고 계심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모든 상황 속에서 어떤 고백을 하고 있나요. 우리도 이 여인처럼 ‘평안’을 고백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신기정 사관(구세군 연희영문)
◇신기정 사관은 구세군 연희영문(교회) 목양담당 사관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연희영문은 하나님의 말씀에 자동 순종하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기를 소망하며 기도하는 거룩한 공동체, 그리고 예수님의 사랑으로 섬기고 나눔을 실천하는 사랑의 공동체를 꿈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