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황금어장’ 군·소외계층에 침투… 이단 경계하라

입력 2024-09-19 03:02
복음에 갈급한 국군 장병에게 이단들이 선교센터 건립 등으로 손을 내밀어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은 한 군인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 장병들 모습. 국민일보DB

국내 주요 개신교 교단에서 이단·사이비로 규정한 단체들이 국군 장병과 소외계층을 집중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경계와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주요 개신교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안식교)는 지난달 충남 논산 연무읍 모처에 ‘군 선교센터’를 착공했다. 안식교 기관지로 알려진 재림신문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육군훈련소에서 10분이 걸리지 않는 곳에 38억원 예산을 들여 지상 4층 규모의 군 선교센터를 짓고 있다. 3530㎡의 대지면적에 건축면적은 403㎡에 이른다. 재림신문 보도를 보면 이 선교센터는 안식교 자체의 단순 휴양시설이 아닌 군선교 시설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교회 군선교 관계자에 따르면 하나님의교회세계복음선교협회(하나님의교회)는 최근 한 군부대에 위문 행사 개최를 수차례 제안했다. 해당 부대에선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와 유사한 하나님의교회의 포교 활동이 군 안팎에 여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우려하는 교계의 목소리가 높다.

탁지원 현대종교 소장은 “군은 한국교회에서 ‘복음의 황금어장’이라고 불리는 곳이지만 이는 이단에도 마찬가지”라며 “청년 시절은 취업이나 학업 등의 사유로 정서적으로 힘겨운 기간인데 특히 군에 있는 청년들은 사회와의 소통까지 단절되면서 불안감이 증폭돼 이단에 미혹되기 더 쉬운 환경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단·사이비 단체들은 사회적 논란을 종종 일으켜왔다는 점을 한국교회가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며 “장병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그들의 필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선교연합기관도 즉각 사태를 파악하고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군선교연합회·이사장 김삼환 목사)는 최근 육해공군 군목단에 공지를 띄우고 이단 경계를 당부했다. 또 이단에 속한 장병을 군인교회 교사나 군종병으로 위촉하지 않도록 철저히 살피자는 내용 등이 담긴 공문을 전달할 방침이다. 양재준 군선교연합회 총무는 “군선교연합회는 이단 단체의 활동을 군 관계자와 유기적으로 협조·파악해 적극적으로 조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이비·이단의 포교는 홀몸 어르신, 다문화·장애인 가정 등 소외계층으로도 향한다. 특히 최근 추석 연휴를 맞아 지역 언론을 중심으로 이들에게 식료품을 지원하거나 명절 잔치 등을 열며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단체들의 소식이 줄을 이었다. 이단들은 순수한 의도로 봉사에 나선 것이라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명절이면 특히 더 외로움을 겪을 소외계층에 이단 교리를 자연스레 전하려는 목적이 다분하다고 지적한다. 탁 소장은 “지역교계가 연합해 이단 정보를 공유하고, 지역사회를 위한 섬김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이단을 걸러낼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동규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