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냥/나는 그냥 고양이/그냥 살지요/햇살 그냥 좋아 냥냥/바람 그냥 좋아 냥냥”
동시 ‘나는 그냥 고양이’의 한 구절이다. 고양이의 자유로움과 우리말의 리듬감이 살아있다. ‘오늘의 작가상’ ‘김수영 문학상’ ‘미당 문학상’ 등을 수상한 최승호 시인이 그의 자화상이자 분신과도 같은 고양이의 눈으로 고양이의 세계를 그리는 동시집이다. 고양이들은 “달을 만질 수 있다면 별을 굴릴 수 있다면” “외로움을 견디면서 목마름을 견디면서” “우리 잠들지 말자 깨어 있자”고 속삭인다.
“말놀이, 리듬, 해학을 중요시한다”는 시인은 “우리나라 시 교육의 문제점은 시를 자유롭게 주관적으로 음미하게 하기보다는 정답을 요구한 데 있다”면서 “동시를 쓰는 이유 중 하나는 아이들을 의미 중심 교육으로부터 해방하고, 고정된 동시의 형식을 해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갑규 작가의 그림은 현실과 상상을 넘나들며 선명하게 떠 오르는 시 속 이미지를 포착해 낸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