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국민 죽어나간다” 한 총리 “그건 가짜뉴스”

입력 2024-09-13 00:25
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정기국회 첫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12일 여야는 의료 공백 사태를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의료대란의 최우선 책임을 윤석열정부에 돌리며 태도 변화를 촉구한 데 비해 정부·여당은 ‘응급실 뺑뺑이’를 비롯한 국민 피해 관련 보도에 대해 “과장된 가짜뉴스”라고 맞섰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환자 곁을 떠난 의사들도 문제지만 의료 공백 7개월이 된 지금까지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전 정부 탓, 전공의 탓, 국민 탓을 하는 정부가 더 문제”라며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의대 증원을 밀어붙인 결과”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도 “국민은 정부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평가할 것”이라며 “(의료 관련) 단체를 만나보니 가장 먼저 요구하는 게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공의들에게) 첫 번째 책임이 있다”며 “원인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걸 감춘다고 감춰지느냐”고 반박했다. 한 총리는 김 의원이 “고통받는 국민, 피해를 입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을 때도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의료 공백 장기화로 인한 ‘응급실 뺑뺑이’ 등 피해를 놓고도 거친 설전이 이어졌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의 질의 도중 야당 측 의석에서 “국민이 죽어나가지 않나”라는 외침이 나오자 한 총리는 즉각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한 총리는 “(의료진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건 의사와 간호사들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사망이 잇따르고 있다는 건 과장”이라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이 “오늘도 죽어나갔다” “무엇이 가짜뉴스냐”며 거듭 공세를 펴자 한 총리는 “국민에게 사실을 말씀드리고 있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응급실에서 죽어나간다는 표현이 뭐냐. 저는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계획을 놓고도 양측은 충돌했다. 남 의원이 “2000명은 22대 총선을 겨냥한 정치적인 숫자가 아니었느냐”고 주장하자 한 총리는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의대 정원 결정을) 충분히 했다. 정치적으로 표를 얻기 위한 거라면 이런 개혁은 안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취임 후 첫 대정문질문에 참석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향해 “일본으로 가라” “사과하라” 등 야유를 쏟아내기도 했다. 김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일제시대 선조들의 국적은 일본”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여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나온 김 장관을 박수로 맞았다.

박장군 이강민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