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오중복음·삼중축복’ 외쳤던… 조용기 목사의 영적 유산 이어가자

입력 2024-09-13 03:03

“하나님께서 (이곳에) 교회를 세우신 것은 죄악에 빠진 사람, 병든 인간, 욕구 불만과 비인간화 속에 몸부림치는 사람들에게, 해답인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를 갖다 주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종교나 철학, 의식을 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살아계셔서 지금 역사하시며, 죄를 용서하시고 병을 고쳐 주시며 귀신을 내어쫓으시고, 영혼에 평안을 주시며 삶의 목적과 평화를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합니다.”(1973년 8월 19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배당 완공 예배 설교에서)

평생 ‘예수 복음’을 외쳤던 조용기(1936~2021) 목사 3주기를 앞두고 국내외에서 그의 뜻을 되새기는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설립자인 조 목사는 2021년 9월 14일 86세를 일기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조 목사를 통해 성령 운동의 힘을 실감했던 대만에서는 추모예배가 열렸으며 그가 평생 섬긴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추모식을 준비 중이다.

조용기 목사의 뜻을 기리다
장마오쑹(왼쪽) 대만 신티엔 싱타오교회 목사가 12일 이 교회에서 열린 조용기 목사 3주기 추모예배에서 말씀을 전하고 있다.

국제선교기구인 DCEM(David Cho Evangelistic Mission)과 대만조용기목사제자협회는 12일 대만 신티엔 싱타오교회에서 조 목사 3주기 추모예배를 열었다. 행사에는 한국의 DCEM 관계자와 현지 목회자 성도 등 1500여명이 참석했다. 이 교회 장마오쑹(張茂松) 목사는 설교를 통해 “조 목사님을 만난 이후로 내 믿음의 시야가 변했고 우리 교회에 더 큰 비전이 생겼다”며 “목사님은 하늘나라로 떠나셨지만 그의 믿음과 비전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조 목사의 차남 조민제 국민일보 회장은 “아버지의 생활을 지켜본 아들로서 아버지 목회의 핵심은 성령님과의 동행이었다”며 “아버지는 우리가 성령님을 인격적으로 모셔 드리고 함께 살아서 예수님을 닮아가는 성화에 이르러야 한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대만에서 이 같은 행사가 열린 것은 조 목사를 통해 시작된 대만의 오순절 성령운동이 그만큼 큰 성과를 거뒀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 목사는 1980년 1월 성회를 시작으로 2006년까지 8차례에 걸쳐 성회를 인도했다. 2003년 성회는 5만여명이 운집해 대만의 영적 부흥을 견인했다.

추모 예배가 열린 신티엔 싱타오교회는 장마오쑹 목사가 1978년 개척한 곳으로 조 목사의 목회 사역을 벤치마킹해 큰 부흥을 일궜다. 장마오쑹 목사는 또 조용기 목사의 영성, 리더십, 기도의 능력 등을 대만과 아시아권 목회자들에게 가르쳐 ‘대만판 부흥운동’을 일으키기 위해 2006년 ‘조용기 목사 학교’라는 리더십 학교도 세웠다.

국내에서는 14일 오전 10시10분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추모식을 연다. 이영훈 목사가 설교자로 나서고 이 교회 안병광 장로회장이 대표 기도를 맡는다.

조용기 목사가 남긴 것은

조 목사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였고 세계 교회의 영적 거인이었다. 1958년 5월 서울 대조동 빈민가에서 성도 5명으로 시작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세계 기독교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부흥 스토리를 써 내려갔다. 이 같은 성장의 끌차 역할을 한 것은 조 목사의 영적 파워가 담긴 강력한 메시지였다.

조 목사의 목회 철학을 드러내는 키워드는 오중복음과 삼중축복, 4차원의 영성이다. 오중복음은 십자가 신앙을 다섯 가지 주제(중생 성령충만 신유 축복 재림)로 함축한 개념이며 삼중축복은 영적·물질적·육체적 축복을 가리킨다. 4차원 영성은 이들 개념이 실현되는 영적 원리다. 조 목사는 물질의 세계인 3차원과 영적 세계인 4차원을 구별해 꿈꾸는 믿음의 삶을 살 것을 권면했다.

그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 목회자도 수두룩하다. 조 목사의 제자그룹 중 하나인 영산목회자선교회(영목회) 멤버인 김경문 순복음중동교회 목사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목사님을 향한 존경심을 표시하는 제자 목회자가 국내외에 3000명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목사님은 ‘성령의 사람’이었고 영적 전쟁을 치른 영전(靈戰)의 용사였다. 영적 거물이었지만 사람들을 대할 땐 솔직 담백한 ‘보통 사람’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박지훈 기자, 신티엔(대만)=글·사진 조승현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