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에 명성의과대 설립, 민영 소망교도소 설립 주도… 나눔·섬김의 열매 풍성… 명성교회 44년 돌아보다

입력 2024-09-13 03:02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가 12일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 글로리아 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제1회 명성은파포럼’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명성교회 제공

경북 영양의 시골 출신인 그는 1945년 해방둥이로 태어났다. 집에서 유일하게 믿음을 지닌 어머니의 헌신적인 기도로 소년 시절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다. 목회의 소명을 받은 그는 1980년 서울 강동구에 명성교회(김하나 목사)를 개척했다. 교회 명칭은 ‘명일동의 소리’란 뜻을 담았다. 20여명으로 출발한 교회는 40여년 지난 지금 5만여명(특별새벽기도회 출석 기준)이 함께 예배드리는 예배 공동체로 성장했다.

김삼환(79) 명성교회 원로목사가 걸어온 목회 여정이다. 명성교회는 12일 서울 강동구 교회 글로리아 커뮤니티센터에서 ‘제1회 명성은파포럼’을 개최했다. ‘은혜의 물결’이란 뜻을 담은 ‘은파(恩波)’는 김 목사의 아호다.

이번 포럼은 명성교회를 축으로 한 김 목사의 사역 60주년을 회고하면서 교회의 섬김과 나눔, 돌봄에 대한 교계 및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지혜와 경험을 나누는 소통의 자리로 마련됐다.

기조 강연자로 제2대 국제형사재판소장을 지낸 송상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명성교회의 섬김, 나눔, 돌봄’을 주제로 마이크를 잡았다.

송 명예교수는 “지난 44년간 명성교회는 국내 및 해외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보건의료, 교육, 교정, 사회봉사, 갈등의 치유 등 수많은 나눔과 섬김을 실천해온 기록이 있다”면서 “이는 교회의 사명인 선교의 일환이기도 했지만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는 행동이었다”고 평가했다.

명성교회의 교육·의료·교정선교 등 특수선교 사역의 열매는 두드러진다. 에티오피아 사상 최초로 외국인이 세운 의과대학인 명성의과대학(MMC)과 명성기독병원(MCM)이 대표적이다. 국가 지도자부터 국민에 이르기까지 현지에서 가장 사랑받는 병원으로 꼽힐 정도다.

아시아 유일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소장 김영식)는 명성교회가 주도해 한국교회와 연합해 설립했다. 복음의 가치를 전하면서 재소자들의 재범률을 줄이고 나아가 교정문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1965년 개교한 경북 영주의 영광여자고등학교는 1991년 명성교회에 인수되면서 경북의 명문 기독사학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교회가 교육 분야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교육환경 개선에 동참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다.

앞선 예배에서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는 ‘사람에게는 진심, 하나님께는 전심’이란 제목의 설교를 통해 “그 어떤 사역도 꿈과 생각이 없으면 쉽게 이뤄질 수 없다”면서 “우리 모두 하나님의 환상과 비전을 통해 꿈꾸며 생각함으로써 사역을 펼쳐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엔 이성희(예장통합 전 총회장) 이정익(기성 전 총회장) 목사와 노영상(실천신학대학원대) 이경숙(전 숙명여대) 김한중(전 연세대) 총장, 엘리자베스 킹 전 세계은행 부총재, 로버트 맥크리 뉴욕시립대 교수, 김영식 소망교도소장, 백경란 전 질병관리청장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