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잔대회, 아는 만큼 보인다

입력 2024-09-13 03:05 수정 2024-09-13 10:31
제3차 로잔대회 참가자들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행사장에서 주제발표 강의를 듣고 있다. 국민일보DB

‘세계 복음주의권 올림픽’으로 불리는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가 열흘도 채 남지 않았다. 오는 22~28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전 세계 222개국 목회자와 선교사 등 5000여명이 참여한다.

세계 복음주의권의 거장 빌리 그레이엄과 존 스토트를 주축으로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출범한 대회는 올해로 50년을 맞는다. 기독 출판사 4곳에 대회의 역사 및 세계 선교의 흐름과 현재를 알기 쉽게 담은 책 추천을 부탁했다.

‘로잔 정신’의 진수를 만난다


2010년 제3차 로잔대회 ‘케이프타운 서약’을 출간한 IVP가 첫손에 꼽은 책은 ‘하나님의 선교, 세상을 바꾸다’이다. 지난달 국내에 소개된 이 책의 저자는 복음주의계 대표 선교학자인 영국 성공회 구약학자 크리스토퍼 라이트다. 그는 2005~2011년 로잔 신학 실행분과 의장이자 케이프타운 서약 입안 책임자이기도 하다. 라이트가 그간 교회와 대학에서 강연한 내용과 책으로 집필한 내용을 단 한 권으로 압축, 요약했다.


스토트의 ‘사도행전’ 또한 로잔대회의 선교적 흐름을 살필 수 있는 책이다. 이번 대회의 본문으로 채택된 사도행전을 다룬 강해집으로 초대교회의 복음 전도 과정을 다룬다. “사도행전(Acts)은 오래 전에 완성됐으나 예수님을 따르는 자의 행전(Acts)은 세상 끝날까지 계속될 것”이란 스토트의 결론이 의미심장하다. 오인표 IVP 마케터는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로잔대회와 세계 선교의 맥락, 복음 전도의 의미를 알기 쉽게 접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권한다”고 말했다.

초대교회 선교 vs 최신 선교 트렌드


‘로잔대회 맞춤형 도서’로 두란노는 ‘바울로부터’와 ‘혁신하는 교회’를 들었다. 동명의 CGN 스토리 다큐를 단행본으로 재구성한 ‘바울로부터’는 이스라엘과 튀르키예 등 6개국에서 바울의 선교 흔적을 집중 조명한다.


1974년 로잔대회에서 랄프 윈터 박사 발언을 ‘혁신 사례’로 소개하는 책 ‘혁신하는 교회’는 기업계와 교계의 실례를 들어 ‘기독교식 혁신’ 방향을 제안한다. 김수정 두란노 부장은 “전자는 대회 본문인 사도행전에 맞춰 사도 바울의 여정을 걸어볼 수 있고, 후자는 복음에 기초한 혁신 이론과 최신 트렌드를 접할 수 있어 추천한다”고 전했다.

복음 전도의 명분


생명의말씀사 ‘픽’(Pick)은 캐나다 선교사인 오스왈드 스미스의 ‘구령의 열정’과 복음주의 신학자 제임스 패커가 쓴 ‘제임스 패커의 복음전도란 무엇인가’다. 구령의 열정은 부흥의 역사와 복음 전도의 실제 사례를 심도 있게 담아낸 ‘전도의 고전’이다. “전도는 결코 죽지 않았다. 또 죽을 수도 없다. 하나님의 일을 성취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란 문장으로 전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제임스 패커의 복음전도란 무엇인가’에서 패커는 복음 전파의 원동력을 ‘하나님의 주권’에서 찾는다. “전도는 자신과 복음을 듣는 상대방 사이의 의지 싸움이 아니”라는 것이다. 서정희 생명의말씀사 편집장은 “복음 전도의 결과는 인간의 바람이나 의도가 아닌 전적으로 전능한 하나님의 뜻에 달렸음을 강조하는 책”이라며 추천 단평을 밝혔다.

선교사 눈으로 본 세상


풀뿌리 선교’는 죠이북스 선교 분야 대표 저자인 손창남 선교사가 쓴 ‘실전 선교 안내서’다. 직업 선교사가 아닌 일반 성도가 형편에 맞게 자발적으로 실행하는 선교 형태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책이다.


또 다른 추천 도서는 문화인류학자이자 선교학자인 폴 히버트의 ‘선교와 문화인류학’이다. 김세나 죠이북스 편집장은 “인류학 관점에서 선교사가 복음을 전하다 겪을 여러 문제를 예측하는 동시에 해결 방안도 제시한 책으로 일독을 권한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