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지구촌을 하나로 묶었고 인공지능(AI)은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젖히고 있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아프리카는 여전히 소외돼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전체 인구의 90%가 인터넷을 사용하지만 아프리카에서는 그 비율이 37%에 그쳤다. 문제는 이 같은 환경이 아프리카의 교육 여건을 더 열악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김천수 회장)이 케냐에서 벌이고 있는 프로젝트는 열악한 환경에 놓인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이른바 ‘ICT 교실’을 선물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13일 굿피플에 따르면 이 단체는 케냐 킬고리 뭉게 지역 공립 초·중등학교에 ICT 교실을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사업으로 굿피플은 2026년까지 뭉게 지역 15개 학교에 ICT 교실을 구축하고 컴퓨터와 인터넷 네트워크를 포함한 제반 설비를 지원하게 된다. 케냐 교육부는 내년까지 학교마다 컴퓨터실과 과학실 등 특성화된 교육 공간을 갖추기로 했는데 뭉게 지역 일부 공립학교는 예산 부족으로 이런 시설을 구축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굿피플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사업 대상 학교 중 하나인 뭉게 앤앤케슈이학교에 컴퓨터 교육을 위한 각종 기자재 등을 기증했다. 기증식에는 김천수 굿피플 회장 및 이 단체 부회장단, 뭉게 지역 정부 관계자와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 지역 국회의원인 줄리어스 올레 순쿨리 의원은 이날 행사에서 “앞으로 굿피플과 함께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굿피플과 대한민국의 지원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력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카롤리 투 앤앤케슈이학교 교장은 “굿피플의 지원으로 ICT 교육을 위한 현대적인 교실을 만들게 돼 기쁘다. 교사와 학생들이 디지털 역량을 키울 수 있게 됐다”면서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날 굿피플은 뭉게 지역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뭉게 지역이 속한 나록 카운티 교육부 및 교사서비스위원회, 킬고리 선거구 지역발전기금과 다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김천수 굿피플 회장은 “굿피플은 2012년부터 뭉게 지역 교육 환경을 개선해 학생들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학생과 교사의 디지털 역량이 모두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굿피플은 더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굿피플은 교사들의 역량을 키우는 일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뭉게 지역 초·중등학교 교사 59명 중 ICT 교육을 받은 사람은 33명이며, 컴퓨터 활용 능력이 있는 교사는 18명에 불과하다. 굿피플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교사들을 위한 ICT 연수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ICT 연수센터에서는 효과적인 ICT 교육을 위한 교사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이 운영된다.
굿피플은 가난과 질병, 재난 등 극심한 생존 위험에 노출된 지구촌 이웃들의 현실을 알리고 국경과 문화와 종교를 초월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도움의 손길을 전하기 위해 1999년 설립됐다. 국내 3개 지부와 해외 18개국 27개 사업장을 바탕으로 보건의료 교육 식수위생 소득증대 아동지원 등 다양한 구호 및 개발협력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