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첫 TV토론에서도 예전 다른 후보들과의 토론 때 그랬던 것처럼 수십 개의 거짓 주장을 쏟아냈다. 이를 두고 사회자가 중간에 개입해 반박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에서 트럼프는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서 이민자들이 고양이를, 반려동물을 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극우 언론을 중심으로 스프링필드의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이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음모론이 퍼졌다. 스프링필드 당국이 이 소문을 부인했는데도 불구하고 전날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 상원의원이 소셜미디어에 해당 주장을 공유한 데 이어 트럼프가 토론장에서 언급한 것이다. 그러자 사회자 중 한 명인 데이비드 뮤어가 나서서 “스프링필드에선 해당 주장에 대한 믿을 만한 보고는 없다고 한다”며 트럼프의 발언을 바로잡았다.
트럼프가 낙태권과 관련해 “해리스의 부통령 후보(팀 월즈)는 9개월 내 낙태도 괜찮다고 한다. 아기가 태어난 후 처형도 괜찮다고 말한다”고 주장했을 때도 사회자 린지 데이비스가 “미국에서 출생 후 아기를 죽이는 것을 합법화한 주는 없다”고 정정했다.
미국 주요 언론들도 두 후보의 발언 내용에 대한 팩트 체크를 실시간 진행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주장 가운데 과장이나 맥락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을 제외하고도 최소 17개의 주장을 거짓으로 판단했다. 반면 해리스의 주장 중 NYT가 거짓으로 분류한 것은 2개에 그쳤다. 해리스는 “트럼프가 대공황 이래 최악의 실업률을 물려줬다”고 주장했다. 2020년 4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실업률이 최악 수준으로 치솟기는 했지만 트럼프가 퇴임하던 달의 실업률은 6.4%로 대공황 때와는 거리가 먼 수준이었다.
CNN은 “해리스는 트럼프보다 훨씬 정확했다”며 “트럼프는 30개 이상의 거짓 주장을 했고, 해리스의 거짓 주장은 1개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