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제114차 정기총회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꼽힌 총회장 선출이 사실상 무산됐다. 단독 후보로 세 번째 도전장을 낸 이욥(대전은포교회) 목사가 1차 투표 직후 후보 사퇴를 하며 ‘총회장’ 없는 선거로 마무리됐다. 교단 사상 초유의 일이다.
앞서 기침은 정기총회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선거관리위원회가 총회장 후보들의 자격을 박탈한 데 이어 일부 후보가 신청한 ‘선관위 결정의 효력 정지 가처분’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2명의 후보 가운데 이 목사의 출마만 가능해졌다.
10일 오후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기침 둘째날 총회에서 이 목사는 유효 득표(착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를 얻지 못하자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 113회기 총회 직후 선거무효 관련 소송전을 이어오면서 대의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단독 후보로 나선 총무 김일엽 목사는 재임에 성공했다. 총무 임기는 5년이다.
기침은 이날 총회 내 고소·고발건을 예방하기 위한 ‘정기총회 기간 중 변호사 선임’건을 결의하는 한편 ‘저출생대책위원회 설치’ 등의 안건도 통과시켰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대신총회는 10일 각각 정기총회를 개막하고 교단 지도부를 선출하고 회무 일정에 돌입했다.
예장고신은 이날 충남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개막한 74회 총회에서 총회장에 단독 입후보한 부총회장 정태진(사진) 진주성광교회 목사의 당선을 확정했다. 목사 부총회장에는 최성은 남서울교회 목사가, 장로 부총회장엔 김승렬 울산한빛교회 장로가 각각 선출됐다.
예장대신총회(총회장 임병무 목사)는 강원도 평창 한화리조트에서 개막한 제59회 총회에서 강대석(사진) 인천 청운교회 목사를 신임 총회장으로 추대했다. 강 신임 총회장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목적대로 출산장려·환경보호 운동을 펼치고 이단 배척 및 동성애 반대 활동도 강화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대신총회는 저출생과 환경위기 등 국가·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적극 대처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날 충남 천안 백석대학교회에서 개막한 예장백석 총회는 이날 이규환 부천 목양교회 목사를 신임 총회장에 추대했다. 이틀 차 회무에 나선 백석총회는 저출산대책위원회를 설립하고 한국교회 차원의 저출생 극복에 적극 동참키로 했다. 또 교역자들의 안정된 노후를 지원하기 위해 연금사업 운용규약을 제정하는 한편 연금기금 조성을 위한 ‘연금기금조성위원회’ 설립안을 통과시켰다.
이단 탈퇴자 관련 교단 가입 규정도 새롭게 마련했다. 새 규정은 이단 탈퇴 사역자들이 교단에 가입할 때 더욱 철저한 검증 절차를 거치고 특별 재교육과정 이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요교단의 교세도 일부 공개됐다. 지난해 침례 교인수는 18만942명으로 2022년(17만1904명)보다 5.2%(9038명)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교회 수는 3103개로 전년도(3154개)보다 1.6%(51개) 줄었다.
목회자 고령화 현상과 여성 목회자의 전도사 쏠림 현상은 교단의 과제로 떠올랐다. 교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목회자(6303명) 가운데 남성은 5281명(83.8%), 여성은 1022명(16.2%)으로 남성이 여성의 5배가 넘었다. 여성 목회자의 경우 목사는 308명(30.1%), 전도사는 714명(69.9%)으로 집계됐다. 담임목사의 경우 70세 미만은 87.9%, 70세 이상은 12%으로 보고됐다.
예장고신의 경우 교회는 2123곳으로 2022년(2124곳)과 거의 동일했다. 교인 수는 37만8376명으로 2년 전(38만8682)보다 1만여명 줄었다.
글·사진=김아영 최경식 손동준 이현성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