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이 이번 주 무혐의 종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처분 시점과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수사가 4년 넘게 장기화됐다는 점에서 도이치모터스 사건 역시 신속하게 처분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으로 고발된 김 여사의 처분 시점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김 여사에게 시세조종 또는 방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해왔다. 김 여사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지 4년3개월 만인 지난 7월 20일 김 여사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사실상 김 여사 기소 여부에 대한 검찰의 판단만 남은 상황이다.
법조계에선 이번 주 예정된 사건 관련자 중 전주(錢主)로 분류된 손모씨의 선고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권순형)는 오는 12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진행한다. 손씨는 김 여사처럼 주가 조작에 계좌가 활용된 인물인데 1심에서는 권 전 회장 등 피고인들과 공모 여부가 인정되지 않아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검찰은 지난 5월 손씨 공소장에 주가조작 방조 혐의를 예비적으로 추가했다. 손씨가 방조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으면 김 여사도 같은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다만 손씨의 방조 혐의가 인정돼도 검찰이 김 여사를 기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손씨가 2차 주가조작 선수로 알려진 김모씨 요청에 따라 주식을 매도하지 않아 범행을 도운 것으로 봤다. 이와 달리 김 여사는 적극적으로 동조하거나 관여하지 않았다는 검찰 판단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검찰 간부는 “수사팀이 손씨와 김 여사 사례의 차이점을 부각하며 불기소 논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간 김 여사와 유사하게 계좌가 동원됐지만 기소되지 않은 다른 전주들에 대한 검토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김 여사 조사까지 마친 만큼 처분까지는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은 이번 주 종결될 전망이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는 지난 6일 김 여사의 알선수재 등 6개 혐의를 모두 불기소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수심위에는 위원 14명이 참석했다.
일부 위원 사이에서 알선수재 등 혐의에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최종적으로 위원 14명이 만장일치로 불기소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가방 공여자인 최재영 목사의 수심위 개최 여부를 결정할 서울중앙지검 부의심의위원회가 9일 열리지만 김 여사 사건과는 별개의 절차다. 김 여사 측은 지난달 말 검찰에 디올백이 국고에 귀속돼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