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유식 물가가 1년 전보다 11%가량 치솟으면서 아이를 둔 가정의 지갑 사정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오른 식재료비 영향이 일순간에 시판 제품에 반영된 영향이 크다. 시금치 한 단 가격이 1만원에 육박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가정에서 이유식을 만들어 먹이기도 만만찮다. 최근 물가 상승세가 꺾였다지만 어린 자녀를 둔 부모가 체감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이유식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1% 급등했다. 이유식 물가는 지난해 7월부터 13개월 연속 동결됐으나 불과 한 달 새 크게 오른 것이다.
이유식 제조업체가 시판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매일유업은 지난달 이유식 브랜드 ‘맘마밀’ 브랜드 제품 가격을 판매점별로 10%가량 인상했다.
채소 등 이유식에 들어가는 원재료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주요 식재료 중 수입 쇠고기의 경우 지난달 가격이 8.1% 올랐다. 국산 무와 당근도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각각 12.4%, 24.0% 올랐다. 이유식은 농·축·수산물이 골고루 들어가 해당 품목 물가의 영향을 받는다. 이유식 업계 관계자는 “제품 특성상 그동안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 왔지만 인건비 상승에 원재료 값까지 워낙 많이 올라 부담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창 이유식을 먹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육아 정보 커뮤니티에는 이유식을 직접 만들며 넣었던 시금치가 한 단에 8000원에 이른다며 대체 재료를 묻는 글이 올라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시금치 가격은 폭염 영향으로 전월보다 62.5% 급등했다. 이 외에 시판 이유식 제품과 직접 만드는 이유식 중 어느 것이 더 비쌀지 묻는 식의 글도 자주 게재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전체 물가가 내렸다지만 아직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윤 기자 k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