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쇄신’ 상징으로 회장단 합류

입력 2024-09-09 03:41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신규 부회장으로 선임된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부회장이 지난 2023년 6월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성래은(46) 영원무역홀딩스 부회장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단에 ‘최연소 여성’으로 합류한다. 한경협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시절부터 회장단에 여성 기업인이 이름을 올렸던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금녀’의 벽을 깬 성 부회장은 여성 기업인들의 재계 내 입지를 다지는 데 앞장설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8일 재계에 따르면 한경협은 류진 한경협 회장(풍산그룹 회장) 주재로 9일 만찬 겸 회의를 열고 신규 부회장 3명에 대한 선임 안건을 합의 방식으로 승인할 예정이다. 성 부회장을 비롯해 김남구(61)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정수(60)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선임되면서 한경협 회장단은 기존 12명에서 15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한경협은 회장단 규모를 확대해 젊으면서 다양한 구성의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동안 한경협은 중장년의 남성, 제조업에 치우친 조직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성별부터 나이까지 기업인들의 다양성이 커진 시대 흐름에 맞춰 다변화를 꾀하기로 한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로 성 부회장이 꼽힌다. 한경협 회장단에 여성 기업인이 선임된 것은 24년 만이다. 성 부회장은 국내 아웃도어 1위 노스페이스를 비롯해 한국의 패션업계를 개척한 영원무역 창업주 성기학 회장의 둘째 딸이다.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뒤 2002년 영원무역에 입사했다. 2016년 영원무역홀딩스 대표, 2020년 영원무역 사장을 거쳐 2022년부터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여성 최초·최연소로 한국패션산업협회장에 취임하기도 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영원무역은 단 한 번도 적자를 내거나 직원들의 급여 체불이 없었던 회사로 유명하다. 1980년 업계 최초로 해외 투자에 나서 현재 전 세계에 9만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한경협은 성 부회장 영입에 대해 “젊은 한경협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한경협 입장에서 성 부회장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새 얼굴”이라고 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