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이제 얼려서 없앤다

입력 2024-09-10 04:31
홍지연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가 급속 정밀 냉각기기를 활용해 여드름을 치료하고 있다. 중앙대병원 제공

여드름을 얼려서 없애는 치료법이 제시됐다. 약물 복용이 어려운 임신부나 불안감이 있는 사람 등이 대안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홍지연·박귀영 교수팀은 ‘여드름의 표적 정밀냉동요법’ 관련 연구 논문을 국제 학술지(Skin Research & Techn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냉동요법은 피부에 면역염증 반응 등을 유발하기 위해 피부가 얼 정도로 낮은 온도의 냉매를 쏘아 치료하는 방식이다. 한랭 손상으로 세균이 사멸하는 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상처 회복에 중요한 섬유모세포나 결체 조직, 혈관 등에는 영향이 덜하면서 표피에 집중해 치료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연구팀은 20명의 여드름 환자 대상으로 급속 정밀 냉각기기(타겟쿨)를 활용해 치료한 뒤 여드름 병변 수, 홍반 지수(EI), 종합평가점수, 만족도, 부작용 등을 평가했다. 1주일 간격으로 3회(병변마다 10초씩 냉매 조사)에 걸친 냉각 치료 결과, 4주 차에 여드름 병변 수가 90.25% 감소했고 임상적 점수의 유의미한 감소가 확인됐다. 홍반 지수 역시 치료 첫 주부터 눈에 띄게 향상됐으며 참가자들은 전체적으로 높은 만족도(7점 척도에 평균 6.75점)를 표시했다.

홍지연 교수는 9일 “중증의 화농성 여드름보다는 좁쌀 형태의 면포성 여드름이나 경증 내지는 중등도의 구진·농포(고름이 찬 동그란 발진)를 가진 여드름 환자에게서 치료 효과가 조금 더 좋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 이후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신경 써 발라주고 그 외에는 별다른 제한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시술 시 통증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