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안 멈춘다면… 고지혈증·천식 탓일 수도

입력 2024-09-10 04:30

대부분의 코피는 콧방울을 손으로 적절히 압박하면 5~10분 내로 멈춘다. 하지만 출혈이 코 뒤쪽 깊은 곳에서 발생하면 지혈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럴 땐 출혈 위치를 확인하기 어렵고 많은 출혈로 이어져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난치성 코피에 고지혈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천식 등이 위험 인자로 지목됐다.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 안재철·길홍권 교수팀은 2015~2022년 난치성 코(鼻) 출혈 환자 766명의 동반 질환을 분석한 결과, 간 경변 1.27배, COPD 1.23배, 천식 1.21, 이상지질혈증 1.13배로 나타났다. 해당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난치성 코피 발생 위험이 최대 20% 더 높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고지혈증이나 간 경변의 경우 혈액 응고 기능이 떨어져서, COPD나 천식 등에서는 치료에 쓰이는 스테로이드 흡입제에 의해 점막의 출혈 경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출혈 위치는 콧속 구조물 가운데 중간의 코선반(중비갑개)과 그 아래 하비갑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길홍권 교수는 9일 “두 부위 모두 코 깊숙한 곳이어서 내시경으로 접근이나 관찰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길 교수는 “코 압박 지혈법으로 출혈이 지속하거나 다량의 출혈이 되는 경우 난치성 후방 출혈을 의심할 수 있으며 이땐 지혈법을 유지하고 출혈로 인해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고개를 살짝 숙이고 목으로 넘어가는 피를 계속 뱉어내면서 응급실로 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Auris Nasus Larynx)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