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로 모든 가전 제어… LG “씽큐 온으로 AI홈 시대 열겠다”

입력 2024-09-09 01:52

LG전자가 인공지능(AI) 홈 시대의 막을 열었다. 기존의 AI보다 한 단계 진화한 공감지능에 초점을 맞춰 가전 영역을 홈 솔루션 분야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사진)은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4’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가 알아서 가전을 제어하고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용자를 최적의 상태로 케어하는 AI홈 시대를 열겠다”며 “고객에게 연결을 통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올해 IFA에서 생성형 AI를 탑재한 허브 ‘씽큐 온’을 전면에 내세웠다. 씽큐 온은 집안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들을 사용자와 연결한다. 류 사장은 “친구나 가족과 말하듯 일상의 대화를 나누면 씽큐 온이 고객의 상황을 이해해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며 “단순 명령어를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는 공감지능을 탑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사장은 씽큐 온을 기반으로 한 AI홈 패키지를 연내 선보여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지난 7월 인수한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의 개방형 생태계를 활용해 씽큐 온의 연결망을 전 세계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AI홈 공간에서의 보안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LG전자는 가전이 고객 데이터를 수집·저장·활용하는 전 과정에 보안시스템인 ‘LG 쉴드’를 적용하고 있다. 류 사장은 LG 쉴드로 고객 민감 정보를 암호화하고, 외부에서 가전 소프트웨어(SW) 코드를 해킹하거나 변조하는 것을 막는 등 보안을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류 사장은 LG전자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제조사가 아닌 고객 관점으로 사업 전략을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구형 가전을 AI 가전으로 업그레이드해 가전의 기능을 추가하거나 강화할 수 있는 업(UP) 가전이 대표적이다. 류 사장은 “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단기 수익에는 도움이 되지만 고객으로서는 주기적으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받는 것이 브랜드에 대한 믿음을 강화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빠르게 추격하는 중국 기업에 대해 류 사장은 “이제 중국 업체는 가격만으로 경쟁하는 곳이 아니고, 어떤 부분에서는 자사보다 앞서나가는 시도도 하고 있다”면서 “경쟁사가 뭘 했는지보다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일지에 집중하는 고객 가치 지향 쪽으로 사업 방향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나경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