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교총·한기총 통합 논의 사실상 무산

입력 2024-09-06 03:04

한국교회 연합기구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장종현 목사)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정서영 목사)의 통합 논의가 또 다시 무산됐다.

한기총은 5일 서울 종로구 한기총 회의실에서 긴급임원회(사진)를 열고 한교총이 제안한 ‘연합기관 통합합의문’을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한기총은 추후 한기총의 입장을 반영한 새로운 연합기관 합의문을 마련해 한교총에 역제안하기로 했다.

이날 임원회는 시종 격앙된 분위기 가운데 진행됐다.

정서영 대표회장은 “한교총이 불교, 천주교와 만나 협의체를 만들려다 실패했는데 이건 한기총과 통합 의지가 없다는 걸 보여주는 일”이라고 진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한교총이 3일 천주교와 불교 대표들을 만나 민생안정과 경제발전을 위해 협치하기로 뜻을 모은 걸 꼬집은 것이다.

한 임원은 “한교총이 우리에게 보낸 통합합의문 자체가 불쾌하고 통합하려는 의지를 느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기총의 통합안 채택 부결은 양 기관 안팎에서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양 측이 합의문을 채택하더라도 회원 교단별로 이단 규정, 세부 통합 방식 등에 난항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정서영 한기총 대표회장은 이날 임원회에서 ‘연합기관 통합에 대한 한기총 입장문’을 공개하면서 “보수와 진보가 섞여 있는 게 연합의 종착점이 아니다”면서 “각자의 신앙과 신학에 따라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할 필요성이 있다”며 한교총이 제안한 통합 방식에 선을 그었다.

장창일 임보혁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