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주요 수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명절 장바구니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명절 수요가 많은 조기의 경우 기후변화 등으로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5일 기준 참조기(냉동) 1마리 소매가격은 1797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1266원)보다 41.9% 올랐다. 5년간 최고가와 최저가를 제외한 3년 평균값인 평년 가격(1280원)보다도 40.3% 높은 수준이다.
조기를 소금에 절여 해풍에 말린 굴비는 이날 기준 마리당 3301원으로 1년 전과 평년(2019원)보다 63.5% 비쌌다. 주로 중국에서 수입해 굴비로 가공되기도 하는 부세(냉동) 가격은 1마리 3809원으로 지난해(3812원)와 비슷했다.
참조기와 굴비 가격이 오른 것은 어획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후변화로 조기 어군이 형성되는 장소와 시기가 급변했고 남획으로 자원이 줄어들면서 어민들이 조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지난달 참조기 금어기가 종료되고 조업이 재개됐지만 자원 밀도 감소로 어군 형성이 부진하면서 어황이 좋지 않다”며 “냉동 참조기 재고량은 지난해 12월 말 이후 감소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조기 어획량은 2020년 4만1000t에서 2021년 3만1600t, 2022년 1만6400t, 지난해 1만5100t 등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2분기만 해도 감소세는 뚜렷하다. 참조기 금어기가 포함돼 연간 생산량 비중이 적은 시기지만 지난해 2분기와 비교했을 때 올해 같은 기간 생산량은 34.9% 줄었다.
추석 선물로 자주 활용되는 김 가격도 오름세다. 김 10장 소매가격은 이날 1354원으로 지난해(979원)보다 38.3%, 평년보다 41.6% 올랐다.
명절 선물세트 가격 상승 폭은 더 크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1~9일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와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의 추석 선물세트 가격을 조사한 결과 설 대비 김 가격은 최대 56.3% 올랐다. 건어물 선물로 주로 쓰이는 건멸치의 100g 가격은 이날 2425원으로 1년 전과 평년 가격(2091원)보다 16.0% 올랐다.
정부는 비축 수산물 1만2560t을 시장에 공급하면서 가격 안정화에 나서고 있다. 어종별로 보면 참조기 160t을 비롯해 명태 9000t, 고등어 900t, 갈치 450t, 마른 멸치 50t 등을 시중에 풀 계획이다. 또 예산 300억원을 투입해 마트와 전통시장, 온라인몰 등에서 할인·환급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