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카 유용 의혹’ 김혜경, 진술 거부… 2시간 만에 귀가

입력 2024-09-06 01:5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가운데)씨가 5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검 청사 건물로 걸어가고 있다. 김씨는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혐의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씨가 5일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은 뒤 약 2시간 만에 귀가했다.

김씨와 함께 출석한 법무법인 다산 김칠준 변호사는 취재진에 “어차피 검찰이 추석 밥상 위에 (올려놓으려고) 결론을 정해놓고 하는 수사라 생각해 전면적으로 진술을 거부했다”고 조기 귀가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익히 예상한 질문들이었고 형식적인 수사였다”며 “아마 더 이상 추가 소환조사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씨는 이날 오후 1시24분쯤 수원지검 청사 건물로 걸어 들어갔다. 김씨는 ‘법인카드 유용 혐의를 부인하는지’ ‘조사에서 어떤 점을 소명할 계획인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당초 김씨는 비공개 소환조사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허훈)는 김씨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소환했으며, 김씨를 상대로 사적 수행비서로 지목된 전 경기도청 별정직 5급 공무원 배모씨의 법인카드 유용 사실을 알았는지, 배씨에게 카드 사용을 지시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었다.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2018~2019년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와 배우자 김씨가 당시 배씨 등에게 샌드위치, 과일 등 개인 음식값 등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도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주장이다.

수원지검은 권익위가 ‘이 대표가 배우자의 법인카드 유용 사실을 알았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해 대검에 이첩한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해 왔다.

민주당은 검찰 소환조사에 대해 “야당 대표로 모자라 배우자까지 추석 밥상머리에 제물로 올리려는 정치검찰의 막장 행태”라고 비난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권은 집권한 이후 추석 밥상마다 이 대표를 올리려는 시도를 계속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김씨 측이 서면조사를 거부하고 출석일자를 직접 선택해 오늘 변호인과 함께 출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