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인가 했더니 추석 전까지 늦더위

입력 2024-09-06 01:53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 연합뉴스

올해 여름 전국 평균기온과 열대야 일수가 기상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기록됐다. 무더위는 9월 중순까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5일 올해 6~8월 여름철 평균기온이 25.6도로 평년(23.7도)보다 1.9도 높았다고 밝혔다. 기존 1위는 2018년의 25.3도였는데 6년 만에 여름철 평균기온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올여름 평균 최저기온도 21.7도로 가장 높았다.

평균 최고기온은 30.4도로 1994년 30.7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폭염일은 24.0일로 3위를 기록했다. 올여름보다 폭염일이 더 많았던 때는 1994년(28.5일), 2018년(31일)뿐이다.

열대야 역시 역대 최장기록을 세웠다. 열대야 일수는 20.2일로 평년(6.5일) 대비 3배 이상 길었다. 전국 주요 기상관측지점 66곳 중 36곳에서 열대야 일수 역대 1위 기록이 경신됐다. 서울은 39일간 열대야가 나타났다.

기록적 더위는 고기압 영향이 컸다. 올여름 한반도 동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은 평년보다 더 한국 쪽으로 확장했다.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다량의 수증기가 서해로부터 유입되며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습한 날씨가 계속됐다. 장마가 끝난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는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이중으로 덮으며 일사량이 많아져 고온의 날씨가 지속됐다. 두텁게 깔린 이중 고기압은 북쪽의 건조하고 찬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는 것을 막았다.

잠시 중국 내륙 쪽으로 후퇴했던 티베트 고기압이 다시 확장하며 9월에도 늦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도 서울 인천 등에서 아침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며 열대야가 발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5~7일 비가 내리며 기온이 일시적으로 떨어지겠지만, 티베트 고기압의 확장으로 8일 이후 기온이 다시 상승하며 12일까지는 높은 기온을 보이겠다”며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13일부터 기온이 점진적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