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는 미술에 관심 많은 ‘아트슈머(Art+Consumer)’ 발길 잡기에 나섰다. 9월 국내에서 광주·부산비엔날레를 비롯해 서울아트위크, 키아프 서울, 프리즈 서울까지 대형 전시가 열리자 미술계 큰손과 2030 젊은 미술 컬렉터를 위한 예술 마케팅에 힘을 쏟는 것이다.
주요 백화점들은 국내외 미술 애호가들이 매력적으로 느낄 다양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1966년 국내 백화점 중 최초로 본점에 상설 전시장을 개관해 백화점이 미술 전문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신세계갤러리 청담에서는 오는 11월까지 동시대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미국 작가 스털링 루비의 개인전을 관람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프리즈 서울 개막을 맞아 서울 송파구 잠실점 에비뉴엘 6층 아트홀에서 아티스트 갈리나 먼로의 개인전을 연다. 이는 오는 11월 3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예술에 대한 대중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21년 신설한 ‘아트콘텐츠실’에서 2개월마다 다양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3년 연속 키아프 서울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8일까지 전국 15개 점포에서 아트페어 ‘더현대 아트 스테이지’를 운영한다. 압구정본점에서는 5층 살롱드H에서 박서보 등 4명의 현대 미술 작가 작품을 선보인다. 지난 3일부터는 천호점 갤러리H에서 일본 팝아트 창시자 무라카미 다카시의 ‘무라카미 플라워 스마일’ 전시를 진행 중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미술 전시를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백화점의 입지를 재정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품 판매로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호텔업계도 다양한 아트페어 개최로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프리즈 서울과의 협업 호텔은 총 14곳으로 국내 4·5성급 호텔들 다수가 포진돼 있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은 프리즈 서울을 맞아 더 트리니티 갤러리와 협업해 오는 26일까지 한국 현대미술 작가 빠키(VAKKI)의 개인전을 연다. 롯데호텔은 안창홍 작가의 대표작 ‘아마란스(Amaranth)’를 전시하며, 서울신라호텔은 호텔 전역에서 이배, 박선기, 박서보 작가 등의 전시를 개최한다.
최근 고물가, 고금리 시대에 주식 등 기존 자산 증식 방식에 위험성이 커지면서 또 다른 재테크 수단으로 미술품을 고려하는 소비자도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5일 “아트슈머는 자신의 취미를 더 깊이 파고드는 ‘디깅 소비’와도 연관돼 있다”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런 소비 트렌드를 따르려는 소비자가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