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러시아 홍콩 태국 몽골 등에서 온 대학생 등 청년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나라가 처한 기후위기, 평화 이슈를 골판지에 그림을 그리고 신문지를 오려 붙여가며 소개했다.
일본 학생은 자국민의 36.5%가 평화에 관심 없다고 답한 현실을 두고 평화를 위협하는 요소라고 봤고, 러시아 학생은 전쟁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각 나라가 대화의 장에 나올 수 있도록 이끄는 국제적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나름 해법을 제시했다.
5일 제주도에서 진행된 ‘제1회 아시아태평양기독청년대회’ 모습이다. 전날 개막해 8일까지 이어지는 대회는 한국YMCA전국연맹(한국YMCA)과 대학YMCA전국연맹이 주최했다. 특히 지난 4월 국제 비정부기구(NGO)로는 처음으로 제주도에 사무실을 연 아시아태평양YMCA연맹(APAY)의 사역과도 맞물려 있다.
제주유스호스텔에 모인 아시아태평양지역 13개국 청년 대학생 70여명은 인공지능(AI)·디지털 대전환기 속 전 세계가 마주한 문제들을 비롯해 기후위기 속 생태계 보전, 전쟁과 난민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기독청년으로서 어떤 세계관을 지녀야 할지, 또 각자의 위치에서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이 있을지 등을 고민했다. 나아가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전 세계가 마주한 문제에 공동 대처해 보자는 연대의 마음도 모았다.
신관우 한국YMCA 이사장은 참가자들에게 “기후위기 등 전 세계적인 위기 가운데 변화와 지속 가능한 일을 꿈꾸는 청년 여러분의 협력이 절실하다”면서 “대회를 시작으로 전 지구적 문제를 연대와 협력을 통해 해결해 나가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국제 공동체와 온·오프라인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가자”고 격려했다.
주제 강연자로 나선 배현주 세계교회협의회(WCC) 기후정의·지속가능발전위원회 부의장은 기후위기 등에 관해 전 세계적으로 어떤 논의와 연대, 대응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소개했다. 배 부의장은 “여러분은 지금껏 유례없는 전 지구적인 과제를 갖고 위대한 변혁을 요청받는 시대에 태어났다”며 “이른바 ‘당사자 세대’로서 지금 바로 행동에 나서, 위기 대응을 위한 변화의 물꼬를 얼마나 트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물질·소비주의에 치우쳤던 습성에서 회심해 삶의 가치관을 창조주 하나님과 자연, 이웃을 사랑하는 가치관으로 바꿔나가고, 서로 연대하며 사회의 대변혁을 이끌 공동체적 협력을 모색하자고 권면했다.
필리핀그리스도의교회연합회(UCCP) 소속의 페이스 앙헬레스(32)씨는 “각국의 청년지도자들이 모인 만큼 더 나은 조직과 세상을 위한 전략을 공유하고, 직접 소통하며 교류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이번 대회에서 배우고 느낀 바를 다음세대와 공유하며 사역을 확장하고, 더 나은 세대가 되도록 돕는 일들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글·사진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