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분이면 충분했는데 불볕더위가 시작된 7월부터 3~4시간 걸립니다. 나이 든 것도 서러운데 하루에 몇 시간을 땡볕에 기다리고 허비하는 게 말이나 됩니까?”
전국 최대 노인복지시설로 꼽히는 빛고을노인건강타운과 효령노인복지타운이 셔틀버스 운행을 중단했다.
5일 광주시와 광주사회서비스원에 따르면 2009년 6월 남구 노대동 빛고을노인건강타운 개원 직후 운행을 시작한 셔틀버스 5대가 지난 7월부터, 광주에서 두 번째 큰 노인복지시설인 북구 효령동 효령노인복지타운 셔틀버스 2대도 같은 시기에 멈춰 섰다.
관련 예산이 모두 삭감됐기 때문이다. 셔틀버스 7대 운행에 필요한 인건비 등을 포함해 연간 예산은 7억 원 수준이다. 올해 들어 긴축재정에 들어간 시와 사회서비스원은 복지시설 노인들에 대한 수요조사 결과 셔틀버스 이용률이 14% 수준에 불과해 15년 만에 운행 중단을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두 복지시설이 비교적 외곽에 위치해 있고 경유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남구와 광산구 등에서 복지시설을 이용하려면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수완동에 사는 박 모(77) 할아버지는 “직통버스를 타더라도 1시간30분 걸린다. 문흥39번을 타고 돌고개역에서 금남 59번으로 갈아타려면 2시간은 기본”이라고 하소연했다. 복지시설을 자주 이용하는 노인들은 “경로우대나 특혜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찬밥신세로 내몰린 것 같아 서럽다”고 개선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광주시 예산 행정의 엇박자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시는 긴축재정 기조가 무색하게 최근 부실한 행정집행으로 백운광장 지하차도 예산 350억원을 시 자체 예산으로 떠안기도 했다. 이 때문에 노인들로부터 “허리띠 졸라맨다고 엄살을 부리면서 힘없는 노인 관련 예산부터 싹둑 삭감할 때는 언제고 아직도 배 부른 모양’이라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도심을 순환하던 버스가 폐지된 만큼 노인타운 등을 경유하는 시내버스 노선확충 등 보완 대책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