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안한 연금개혁안에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수익률을 1% 포인트 이상 올리는 방안이 담겼다. 수익률 높은 해외·대체 투자 비중을 확대해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보건복지부의 연금개혁안에는 기금수익률 목표를 현행 4.5%에서 1% 포인트 높인 5.5%로 설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기금 수익은 국민연금의 주요 재원으로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기금수익률을 1% 포인트 올리면 보험료율을 2% 포인트 인상하는 것과 유사한 재정 안정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기금 규모는 1036조원이다. 누적 장기 수익률은 5.92%다. 지난해 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에서 향후 70년간 기금 운용수익률로 가정한 4.5%보다 높은 수준이다. 현재 수익률이 예상치를 웃도는 만큼 목표치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수익률을 높이려면 기금 포트폴리오 내 위험자산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다. 복지부는 위험자산 비중을 현재 58%에서 65% 수준까지 높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금 포트폴리오에서 위험 성향을 높일수록 중장기적 기금수익률이 높아질 개연성이 있다”며 “하지만 모든 투자가 수익률을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에 위험자산이 높아질수록 손실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해외·대체 투자를 위해 기금 운용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해외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운용 인프라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스란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투자 다변화를 통해 위험을 줄여볼 수 있고 위험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지표를 통해 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혁안에는 국가의 연금 지급 의무를 법에 명시하는 방안도 있다. ‘미래에 연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젊은 세대의 우려를 고려한 것이다. 다만 법 명시 여부와 구체적인 문구는 국회 논의를 거쳐 확정된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