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 앞둔 문다혜 “우리 가족은 경제공동체 아닌 운명공동체”

입력 2024-09-05 01:17
문재인 전 대통령(왼쪽)과 딸 다혜씨. 다혜씨 엑스 계정 캡처

문재인 전 대통령 딸 다혜씨가 검찰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 부녀의 경제공동체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한 뒤 추석 연휴 이후 다혜씨를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혜씨 소환이 이뤄지면 문 전 대통령 부부 조사도 가시권에 들어오게 돼 검찰과 야권의 갈등이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다혜씨는 3일 오후 11시30분쯤 자신의 SNS 계정에 “경제공동체란 말을 만들어서 성공했던지라 다시금 추억의 용어를 소환해서 오더(?)를 준건가”라며 “그런데 우리는 경제공동체가 아니라 운명공동체인 가족”이라고 했다. 경제공동체는 국정농단 사태 당시 특검 수사팀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를 구속 기소할 때 적용했던 논리다. 사실상 정권 차원의 ‘하명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풀이된다.

다혜씨는 “가족은 건드리는 거 아닌데 엄연히 자연인 신분인데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며 “이제 더 이상은 참지 않겠다”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3년 ‘검사와의 대화’에서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고 발언한 걸 차용해 검찰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다혜씨는 다만 전 남편 서모씨의 채용 특혜 의혹 등에 대한 사실관계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혜씨는 검찰 압수수색 다음날인 지난달 31일에도 “‘개구리가 되면 그 돌을 누가 던졌을까. 왜 하필 내가 맞았을까’ 그것만 되풀이하게 돼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반면 문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후 관련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전날 문 전 대통령 페이스북에는 ‘통도사 메밀밭’이라는 문구와 함께 문 전 대통령이 메밀밭을 바라보는 모습의 15초 분량 영상이 게시됐다. 문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향후 검찰 수사 상황에 따라 필요한 시기에 입장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한연규)는 다혜씨 주거지 등에서 확보한 압수물 포렌식 선별 절차와 분석을 마친 뒤 다혜씨를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이 2018년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취임한 것과 서씨가 그해 7월 타이이스타젯에 취업한 것에 대가관계가 있다고 보고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다만 문 전 대통령 측은 대가 관계가 성립하지 않고, 서씨 취업과 직접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이라 향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날 문 전 대통령 가족을 겨눈 검찰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 당 차원의 대책 기구를 출범시켰다. 한민수 대변인은 “‘전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위원장으로는 3선의 김영진 의원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당초 태스크포스(TF) 가동을 고려했지만 대책위로 조직 규모를 키우고 계파 구분 없이 조직을 구성하기로 했다.

박재현 이동환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