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의 ‘리허설’로 불리는 9월 모의평가가 상위권 변별력에 의문부호가 찍힐 정도로 쉬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6월 모의평가가 매우 어려웠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냉온탕’을 오갔다는 지적도 나온다. 입시 전문가들은 의대 증원 변수가 있어 올해 수능은 9월 모의평가보다 6월 모의평가에 가까운 난이도로 생각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4일 “2025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가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2154개 고교(교육청 포함)와 523개 지정 학원에서 동시에 실시됐다”고 밝혔다. 입시 업체들은 국어와 수학, 영어 모두 지난해 수능이나 지난 6월 모의평가보다 평이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수능 국어는 원점수 만점자에게 주어지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으로 역대 가장 어려운 시험이었다. 올해 6월 모의평가도 148점으로 매우 어려웠다. 대성학원은 “2024학년도 수능, 올해 6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독서 영역은 지문이 대부분 EBS와 연계돼 소재가 익숙하고, 정보 밀도가 낮아 평이했다”고 분석했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 수능이 148점, 올해 6월 모의평가가 152점으로 매우 어려웠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이번 모의평가 수학은 6월 모의평가보다 계산량이 줄어들어 시간 내 푸는 데 무리가 없었을 것”이라며 “선택과목은 생소한 문항을 배제하고 익숙한 형태들로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영어는 지난 6월 모의평가 당시 ‘용암 영어’라고 불릴 정도로 어려웠다. 영어 1등급 비율이 1.47%로 절대평가 전환 이후 최저였다. 입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킬러문항 배제 방침 이후 영어는 ‘매력적인 선지’(정답처럼 보이는 헷갈리는 선지)로 오답을 유도해 변별력을 확보했는데, 이번 9월 모의평가는 선지도 까다롭지 않았다고 풀이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6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국어, 수학은 평균 7문제 정도 더 맞혀 12∼15점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영어 1등급 비율은 10%까지 확대될 수 있다”며 “의대 증원까지 있는데, 최상위권을 변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수능은 이번 모의평가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의대 증원으로 실력 있는 n수생이 대거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수능에서도 상위권 변별력을 잃으면 의대 증원과 맞물려 입시 현장에서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해진다. 이번 모의평가 결과는 다음 달 2일 수험생에게 배부된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