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나… 차이를 받아들이는 산책

입력 2024-09-06 00:50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나’와 고양이의 두 차례 산책길을 통해 짚어 본다. 첫 번째 산책은 내가 주도한다. 언제나 가던 길로 가고, 똑같은 곳에 멈춰 서서, 언제나 하던 놀이를 한다. 숨바꼭질을 해도 내가 숨고, 고양이가 술래다. 어느 날 고양이는 “왜 항상 네가 다 결정하느냐”고 따진다. 그래서 이번에는 고양이가 앞장선다. 고양이가 안내자가 돼 다른 방향, 낯선 길, 처음 가는 장소로 나를 이끈다. 길도 사라지고 날은 점점 어두워가는데 고양이는 산책을 끝낼 생각이 없다. 나는 온갖 걱정과 함께 무섭기까지 하다. 그래도 따라가 본다.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맞춰나가는 일에는 때로는 용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때 새로운 세상과 마주하는 행복을 느낄 수도 있다. 고양이를 고집 센 세 살짜리 아이로 바꿔도 무방하다. 스웨덴 최고의 문학상인 아우구스트상을 두 차례 수상한 작가의 일곱 번째 그림책이다.

맹경환 선임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