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식 ‘특위·TF 정치’… 대표 취임 후 7개 띄웠다

입력 2024-09-05 00:24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취임 이후 여당 내 특별위원회와 태스크포스(TF)가 우후죽순 신설되고 있다. ‘원외’ 신분인 한 대표가 특위를 통해 현안에 긴밀히 대응하면서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취임 후 ‘격차해소특위’ ‘수도권비전특위’ ‘호남동행특위’ 등 3개 특위를 가동했다. 여기에 ‘패스트트랙 재판 대응 TF’ ‘사기탄핵 공작 진상규명 TF’ ‘포털 불공정 개혁 TF’도 만들었고,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TF도 곧 출범할 예정이다. 한 달여 사이 공식적으로 운영되는 특위 또는 TF가 7개에 이른다.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의원은 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단순히 이슈를 건드리기만 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일정한 성과를 내겠다는 한 대표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한 대표가 그만큼 원포인트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원외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특위 정치’를 고육지책으로 택한 것이란 시각도 있다. 당 관계자는 “과거 박근혜 대표 시절처럼 당내 장악력이 센 대표라면 의원들이 알아서 움직이겠지만 한 대표는 아직 그러기엔 당내 기반이 약하다”며 “이를 위한 보완 차원에서 특위나 TF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특위와 TF 창구를 통해 원내 의원들과의 접점을 늘려가는 측면도 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당 관계자는 “한 대표가 의원들에게 국민적 관심 사항에 대한 일종의 ‘미션’을 맡기고 있다”며 “이를 통해 민심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의원들과 소통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특위 개수보다는 결과물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지금까지 통상 새 대표가 들어서면 자기 색깔을 드러내는 다양한 특위를 띄워 왔다”며 “특위가 어떤 성과를 내느냐를 보고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김기현 지도부 당시 출범한 ‘민생 119’ 특위는 조수진 당시 위원장의 ‘밥 한 공기 다먹기운동’ 발언 논란 등으로 출범하자마자 활동이 흐지부지되기도 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