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어 고랄(제비)은 우리말 구약성서에서 제비를 뽑아서(레 16:8, 수 14:2·이하 새번역), 몫으로 뽑힌(레 16:9~10), 주사위를 던져(민 33:54, 느 10:34), 몫으로 분배된(민 36:4), 몫으로 정해진(삿 1:3) 등에 쓰였습니다. 고랄은 구약 전체에 77번 나옵니다. 하나님께 속죄 제물로 바칠 염소도(레 16:8),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서 나눠 받을 유산도(수 14:2), 성전에 땔감 나무를 바치는 순서도(느 10:34) 제비로 정했습니다. 제비뽑기 전통은 신약으로 이어졌습니다(국민일보 2021년 5월 15일자 10면 참조). 영어 성경은 고랄을 로트(lot·특정 용도의 땅, 제비, 처지, 운명) 또는 얼로티드(allotted·할당받은)로 번역했습니다.
“여호와를 의지하는 사람들, 시온산 같아. 영원히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것이야. 예루살렘, 그 사방에는 산들이 있고, 여호와는 자신의 백성 사방에 계시지, 지금부터 영원까지. 그릇된 통치자의 지팡이가 자리 잡아서는 안 되거든, 올바른 사람들 몫의 땅에. 그래서 올바른 사람들이 나쁜 일에 손 뻗치지 못하지. 좋게 대해 주십시오, 오 여호와님, 좋은 사람들을, 마음이 올곧은 사람들도. 자신들의 굽은 길로 접어드는 사람들을 여호와가 데려가 버리시기 바랍니다. 못된 짓 하는 사람들과 함께. 평화가 이스라엘에 있기를!”(시 125:1~5·새한글성경)
의인이 자기 몫으로 받은 그 땅에 평화를 기도합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