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물가 상승률 2.0%라는데… 장바구니 체감은 “글쎄”

입력 2024-09-04 00:02
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3년5개월 만에 최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 하락과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진정된 영향이 크다. 반면 추석을 앞두고 배와 배추 등 몇몇 품목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여전하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24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54(2020년=100)로 전년 동월보다 2.0%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였던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도 2.1% 오르며 33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품목별로는 석유류 물가가 0.1% 오르며 7월(8.4%) 대비 오름폭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기름값이 크게 오른 데 따른 기저효과에 국제유가 하락이 겹친 때문이다. 농산물 물가도 3.6% 오르며 전월(9.0%)보다 오름폭이 둔화했다.

하지만 체감 물가까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추석 성수품인 배, 사과는 각각 전년보다 120.3%, 17.0% 올랐다. 올여름 폭염 영향으로 시금치가 7월보다 62.5% 오른 것을 비롯해 상추와 배추도 각각 41.4%, 37.6% 뛰었다. 정부는 물가가 목표치에 도달했다면서도 배추·사과 등 추석 성수품을 역대 최대인 17만t 공급하는 등 물가 관리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2024년 G20 세계경제와 금융안정 콘퍼런스’에서 최근 물가 움직임에 대해 “물가만 보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는 충분한 시기가 됐다”며 “금융안정 등을 봐서 어떻게 움직일지 적절한 타이밍을 생각해볼 때”라고 말했다.

세종=김윤 기자 k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