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생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는 그야말로 ‘무한경쟁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무슨 일에도 나에게 이익이 되는 실체가 있을 때만 반응하면서도 은혜에 목말라합니다. 이런 세태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그리스도인은 세상 사람들처럼 냉철하게 자신의 유익만을 좇아 살아가는 삶에서 은혜를 받고 돌이켜 그 은혜를 고백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세상 사람들에게 은혜의 통로가 돼야 합니다.
누가복음 15장은 아버지가 준 재물을 갖고 먼 나라에서 모두 탕진한 탕자를 끝까지 사랑한 아버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탕자는 돈과 친구들이 있을 땐 아버지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돼지가 먹는 쥐엄 열매도 먹지 못하는 비참한 신세가 되자 아버지와 집이 사무치게 그리웠습니다.
아버지는 돌아온 탕자를 향해 죄로 물든 옷을 벗기고 가장 좋은 옷으로 갈아입혀 줬습니다. 세상의 쾌락과 돼지를 위해 일했던 그의 손가락에 금가락지를 끼워줬습니다. 세상의 죄가 묻은 더러운 신발을 벗기고 새 신을 신겨줬습니다. 그러곤 살찐 송아지를 잡고 잔치를 벌였습니다.
탕자였던 우리도 바로 이런 주님의 크신 은혜에 감격해 변화되지 않았습니까. 큰 은혜를 깨닫고 나니 죄와 피 흘리기까지 싸우며 새사람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놀라운 은혜를 전해주지 않고는 못 견디며 은혜의 통로로 살아가는 존재가 그리스도인입니다.
이처럼 은혜를 입은 자는 이기주의에서 이타주의자로 바뀌게 됩니다. 아브람은 말씀을 따라가지 않고 세상을 따라 애굽으로 내려갔습니다. 이곳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아내를 누이라 속이기까지 하는 수치를 당했습니다. 아브람은 벧엘과 아이 사이 즉 처음 단을 쌓은 곳에 돌아왔고 하나님은 그런 아브람에게 복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큰 부자가 됐습니다.
아브람과 롯의 가축이 많아지자 종들이 서로 다투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아브람은 롯에게 “우리는 한 친족이라 나나 너나 내 목자나 네 목자나 서로 다투게 하지 말자”(창 13:8)고 말하며 나누자고 했습니다.
큰아버지인 아브람이 먼저 조카 롯에게 선택권을 주며 양보한 것입니다. 믿음으로 양보하는 아브람에게 하나님께서 현세뿐 아니라 내세까지도 영원한 상급으로 채워주시겠다고 축복을 약속하셨습니다.
이처럼 믿음으로 양보한 아브람은 이 세상에 은혜를 전하는 다리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은혜를 받으면 받을수록 섬기는 자가 되고 양보하는 자가 됩니다.
최근 제가 섬기고 있는 단체에서 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는데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리라’는 말씀에 순종해 상대편 입장을 그대로 존중하고 받아들이자 모든 면에서 평강이 넘치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생각으로는 손해가 나는 일이어도 그것은 은혜를 세상에 전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양보와 섬김이 넘치는 삶을 통해 은혜의 통로가 되어 수많은 영혼을 구원의 길로 인도하는 그리스도인 되시길 축원합니다.
임우성 서울 압구정예수교회 목사
◇국제독립교회연합회 사무총장과 웨이크신학원 이사장인 임우성 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압구정예수교회는 2000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주님에 의해 세워졌습니다. 하나님 나라에 궁극적 소망을 두면서도 사회와 민족 문제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성경적이고 거룩한 교회, 음지를 살피며 작은 일에 충성하는 교회가 되길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