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자동차 업체인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87년 만에 처음으로 독일 내 공장 폐쇄를 추진한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비야디(BYD) 등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 공세에 밀리는 등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데 따른 조치다.
폭스바겐그룹은 이날 성명에서 “다른 신속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서 자동차 생산 및 부품 공장 폐쇄도 배제할 수 없다”며 “단순한 비용 절감 조치만으로는 역부족일 만큼 절박하다”고 밝혔다. 올리버 블루메 최고경영자(CEO)는 “생산 기지로서 독일의 경쟁력은 계속 뒤처지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그룹이 본국 독일의 공장을 폐쇄하는 것은 1937년 창립 이래 처음이다. 해외 생산 시설로는 36년 전인 198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모어랜드 카운티 공장 문을 닫은 적이 있다. 지난 7월에는 그룹 산하 브랜드 아우디가 벨기에 브뤼셀 공장을 구조조정 또는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룹 경영진은 공장 폐쇄를 위해 2029년까지 유효한 고용안정 협약도 종료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다니엘라 카발로 노사협의회 의장은 “공장 폐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그룹은 세계 최대 시장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에서 전기차 업체 BYD에 이어 2위로 밀려났다. 올해 상반기 폭스바겐그룹의 중국 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줄고 영업이익은 11.4% 감소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